외국어 표기법 7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30, ‘한글20’ 널리 알리기

‘공학박사의 한글이야기’는 이번 30번째의 이야기로 일단 끝을 맺으려 합니다. 그간 이야기의 요지는 ‘외래어 표기법’ 대신 ‘외국어 표기법’이 필요하다는 것과 ‘한글20’을 외국어 표기법으로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한글20’은 간단하고 활용 가능성이 커서 비단 외국어 표기뿐 아니라 여러 가지 유익한 용도로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글20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촉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돋음체’로 인쇄한다면 점자보다 훨씬 쉽게 인식할 수 있으며 소리를 표기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 언어라도 말소리대로 표현할 수 있어 사용 언어에 상관없이 세계 모든 시각장애인에게 적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 한 가지 기술만이라도 성공시키면 한글은 세계에 알려져 어디서나 제2의 문자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29, ‘한글20’을 다시 생각해 본다

‘한글20’의 탄생 ‘공학박사의 한글이야기’는 지금까지 훈민정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경위와 어떻게 한글로 변신하였는지를 살펴보고 천신만고 끝에 태어난 한글은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실현 시키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를 돌아봤습니다. 1890년대 말 나라의 운명이 다해갈 때 한힌샘 주시경 선생은 나라는 망해도 우리 말과 글을 살려서 겨레의 혼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표로 당시 쓰이고 있던 언문을 정리하여 한글이라 이름 붙이고 이를 널리 가르쳤습니다. 당연히 훈민정음을 모태로 하였지만 빨리 보급해야 했기 때문에 당시 우리말을 표기하기에 필요한 24글자만을 추려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서둘러 만들었기 때문에 훈민정음처럼 세상 모든 소리를 표기하려는 야심은 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일본이 망하여 대한민국..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21, ‘한글20’, 중국어와 몽골어 병음으로 쓰자

지난번 19번째 이야기에서 문자라는 것은 말을 표기하는 하나의 기술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그 기술을 수정하거나 아예 다른 기술로 바꿀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20번째 이야기에서 여러 번 문자를 바꾸어 쓴 몽골을 예로 들었습니다. 물론 여러 번 바꾼 것이 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였을 뿐입니다. 우리 한글은 어떨까요? 한글은 우리말을 표기하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외래어 표기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외래어표기법은 원래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지금도 그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말만 외래어표기법이지 사실상 외래어가 아직 안 된 순수한 외국어 표기에도 ‘외국어는 외래어표기법으로 표기한다’라는 규정을 두어 강제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때와 지금 우리가 접하는 외국어의 ..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16, 영어와 중국어의 ‘한글표기법’ 만들기

앞에서 한글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또 당연하다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만드는지 얘기하려 합니다. 딱딱한 얘기는 피하고 상식적인 선에서 풀어 봅니다. 영어 표기법 먼저 영어 표기법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고등학생 때 팝송을 좋아하고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겨우 영어를 읽을 수 있는 정도였기에 외국 발음을 우선 한글로 표기하여 팝송을 불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잘 안 되는 발음은 원어민의 노래를 들어가며 특별히 익혔을 것입니다. 영어 표기법도 이렇게 만들면 됩니다. 곧 일단 무난한 발음은 한글로 적고 안 되는 것은 특별한 방법을 쓰자는 것이지요. 영어 발음은 거의 다 한글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예외는 누구나 잘 알듯이 frv입니다. 이것을 ㅍㄹㅂ으로 표기하자는 외래어..

공학박사의 한글 이야기 14, '외래어표기법’이 아니고 ‘외국어표기법’이다

전번 이야기에서 외래어표기법은 애초부터 불필요한 것이었고, 그 대신 언어별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지금의 외래어표기법에도 영어 표기법, 중국어 표기법 등 외국어 표기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모두가 외래어표기법 테두리 안의 것이라 별 의미가 없습니다. 먼저 외래어표기법에서 벗어나 한글로 영어 표기법을 만들고 이와는 별도로 중국어나 일본어 등 각 언어의 표기법을 따로 만들어 쓰자는 것입니다. 이들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어서 모든 언어의 표기법이 결국 거의 같아 한글은 자연히 세계 언어표기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언어별 외국어 표기법이 필요한 까닭 우리가 어떤 언어를 배우려면 먼저 그 언어를 읽는 법부터 배웁니다. 예를 들어 영어를 읽으려면 먼저 알파벳과는 다른 ’발음기호‘를 배워서 그 발음기호를..

송편도 백설기도 시루떡도 그냥 ‘Rice Cake’?

지난 6월 방탄소년단(BTS)이 네이버의 인터넷 실시간 방송 플랫폼 ‘브이앱’에서 공개한 예능은 김치를 중국어 자막으로 번역할 때 ‘파오차이’라고 표기해 큰 논란을 빚었다. 더불어 같은 달 편의점 GS25는 ‘스팸계란김치볶음밥 주먹밥’에 들어가는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파오차이’라고 하여 해당 상품의 판매를 잠시 중단하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는 음식 ‘대게’를 ‘usually’, ‘방어구이’를 ‘fried defence’라고 음식 이름을 잘못 번역하여 표기한 사례도 있다. 한식 이름을 우리나라 말의 발음 그대로 사용한 고유명사로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은 계속 존재했지만, 김치-파오차이 논란으로 이에 관한 주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우리나라의 먹방(먹는 방송)이 ‘K-먹방’으로 불리며 크게 성..

우리 음식의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문체부 훈령 제448호, 이하 ‘훈령’) 개정안이 7월 22일(목)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지고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지명이나 음식명을 외국어로 표기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의 고유 음식인 ‘김치’가 중국의 절임 음식인 ‘포채(泡菜, 중국어 발음: 파오차이)’로 번역되어 논란이 되는 등 정확한 공공 용어 번역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이번 개정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우리 문화의 고유성을 살려 번역하고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관계 기관 협의와 전문가 검토 기반, 용례 정비 및 음역 범위 확대 문체부는 지난해 7월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