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4

은행나무 옆 희망의 궁전, 딜쿠샤

(p.13) 1923년, 마침내 내가 완성됐어. 멋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지. 산 아래 마을 사람들도,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도 나를 구경하러 왔단다. 메리는 내게 ‘딜쿠샤’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어.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을 뜻한다 하더구나. 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번지, 아주 특별한 집이 한 채 있었다. 누가 지었는지, 언제 지었는지, 왜 지었는지 베일에 싸여 있던 곳. 사람들은 그곳을 광복 뒤 보금자리로, 전쟁 중 피난처로, 전쟁 뒤 공동주택으로 썼다. 태풍에 무너질 뻔하고 화재로 불에 탈 위기도 있었지만, 이 은행나무 아래 집은 행촌동 언덕 위에서 거의 100년을 버텼다. 이 책 《딜쿠샤의 추억(서울시 종로구 행촌동 1번지 아주 특별한 집)》은 2017년 8월 8일, 등록..

(얼레빗 4549호) 오늘 24절기 경칩, 토종 연인의 날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셋째 경칩(驚蟄)입니다. 봄이 되어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고 하여 계칩(啓蟄)이라고도 하는데,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 벌레들도 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뜻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지요. 경칩 무렵의 봄 천둥소리에 따라 북을 치거나 연기를 집 안팎에 내어 잠에서 깨어난 벌레와 뱀들을 집 밖으로 몰아내었는데, 이는 점차 경칩에 불운을 쫓아내는 풍습으로 발전했습니다. 경칩에는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고 몸에 좋다고 해서 이날 개구리알 찾기가 혈안이 되는데 지방에 따라선 도룡뇽 알을 건져 먹기도 합니다.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으로 먹는 지방도 있지요. 또 이때 흙일을 하면 ..

(얼레빗 4275호) 호랑이가 떠받치고 있는 밥상, 호족반

음식을 담은 그릇을 올려놓는 작은 상, 소반의 크기는 너비가 50센티미터 안팎입니다. 한 사람이 소반을 받쳐 들고 부엌에서 마당을 지나 대청을 오르고 안방이나 사랑방으로 옮겨가는 데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될 만큼의 크기지요. 또 소반의 좌우 폭이나 지름이 성인의 어깨너비보다 ..

7월 18일 - 서울 방학동의 천년 된 은행나무가 푸른 그늘을 드리웁니다

하늘을 향해 늠름하게 뻗은 가지 사이로 푸른 구름이 흘러갑니다. 천 년의 세월을 말없이 지켜온 이 은행나무는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546번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서울시 보호수 1호로 지정되어 도봉구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지요. 은행나무 앞에는 조선 제10대 임금이었던 연산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