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의 이튿날이 밝았다. 전날의 여운을 간직한 채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우리말의 발자취를 따라 부지런히 통영을 누볐다. 충렬사 계단에서 부르는 연가 서피랑 마을이 있는 명정동에는 충무공 이순신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도 있다.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져 있어 한번에 둘러보기 좋다. 이번 여행에서 충렬사에 들른 것은 충무공보다는 시인 백석의 흔적을 더듬어 보고 싶어서다. 충렬사 맞은편 길가에는 백석의 「통영2」 시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 출신이 아닌 시인의 시비로는 이것이 처음이다. 백석은 바로 이곳 충렬사 계단에 앉아 통영을 노래하는 시를 썼다. 더 정확히는 통영 출신인 그의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쓴 시다. 백석이 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난 18세 통영 아가씨 박경련에게 반해 몇 번이고 통영을 왔다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