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꽃 4

(얼레빗 제4995) ‘문학’ 대신 ‘말꽃’이란 말을 쓰면 어떨까?

엉클어진 우리말에 눈을 떠, 죽어가는 우리말을 살려내고, 어려운 한자말을 쉬운 우리말로 다듬고, 우리말을 우리말로 풀이한 《푸른 배달말집》을 써온 한실 선생은 요즈음 《우리말 사랑》이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실 선생은 “한자를 쓰지 않고 한글을 쓰니까 한글로 쓴 한자말도 다 우리말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배곳(학교)에서 가르침이(교사)가 한글왜말을 가르치고 나라에서도 한글왜말을 쓰고 책이란 책에는 다 한글왜말이 쓰여 있으니 누가 한글왜말을 우리말이 아니라고 여기겠는가?”라고 말합니다. 또 한실 선생은 “우리글로 쓴 낱말이더라도 우리말이 아닌 한자 낱말이 지나치게 많다.  한자는 생겨날 때부터 글자마다 통째로 한 그림이어서 한 글자로 뜻을 다 나타낸다. 오늘날 우리가..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24,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말꽃’과 ‘삶꽃’

‘말꽃’은 ‘문학’을 뜻하는 토박이말이다. 토박이말이지만 예로부터 써 오던 것이 아니라 요즘 새로 나타난 말이다. ‘문학(文學)’은 본디 ‘글의 학문’이라는 뜻으로 공자님이 처음 썼다고 하는 중국말인데, 우리는 지금 그러한 뜻으로 ‘문학’이란 낱말을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쓰는 ‘문학’은 놀이(희곡), 노래(시), 이야기(소설) 같은 것을 싸잡아 서양 사람들이 ‘리터러처(literature)’라고 하는 그것이다. 이것을 일본 사람들이 ‘문학’이라 뒤쳐 쓰니까 우리가 그대로 가져와서 쓰는 것이다. 그러나 놀이, 노래, 이야기는 이른바 ‘말의 예술’이므로, 중국말이었든 일본말이었든 글의 학문을 뜻하는 ‘문학’이라는 말로는 그것들을 마땅하게 담아내지 못한다. 게다가 말의 예술인 놀이, 노래, 이야기는..

(얼레빗 제4769호) ‘문학’은 ‘말꽃’이란 말로 바꿔 쓰자

우리는 시(詩)‘, 소설(小說), 수필(隨筆), 희곡(戲曲) 등을 아울러서 ’문학(文學)’이라고 합니다. ‘문학(文學)’은 본디 ‘글의 학문’이라는 뜻으로 공자가 처음 썼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문학’을 그러한 뜻으로 쓰는 것이 아니며, 서양 사람들이 ‘리터러처(literature)’라고 하는 것을 일본 사람들이 ‘문학’이라 뒤쳐(번역) 쓰니까 우리가 그대로 가져와서 쓰고 있습니다. ‘문학’은 글 ‘문(文)’ 자 뒤에 배울 ’학(學)‘ 자를 붙인 말인데 예술을 뜻하는 말에 왜 배울 ’학(學)‘ 자를 붙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식 한자말로 ’음악(音樂)‘은 뒤에 즐거울 ’락(樂)‘ 자를, ’미술(美術)‘은 꾀 ’술(術)‘ 자를 붙였습니다. 모두 다 예술을 말하고 있는데도 예술과는 ..

다사로운 손길

설을 맞아서 외지에 나가 살던 자녀들이 부모님을 찾아뵈면 비워 두었던 방에도 난방을 하게 되는데, 오랜만에 불을 때면 방바닥이 금세 뜨거워지지 않고 조금씩 온기가 올라온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알맞게 따뜻해’지는데, 이런 것을 ‘다습다’라고 말한다. “다스운 온돌방에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라고 말할 수 있다. 흔히 어르신들이 “따신 방에”라고 말할 때의 ‘따신’은 ‘다스운’에서 비롯한 말이다. 그리고 ‘조금 다습다’라는 뜻으로 쓸 때는 ‘다스하다’라고 말한다. “다스한 봄 햇살이 툇마루에 비친다.”라고 하면 다스운 온돌방보다는 봄 햇살이 조금 덜 따뜻하다는 표현이다. 이런 다스함이 온돌방이나 햇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있다. 사람에게 다스한 기운이 있을 때는 ‘다사롭다’라고 표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