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모음 5

우리말 탐구 - ‘미류나무’가 ‘미루나무’로바뀐 이유는?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뭉게구름 흰 구름은 마음씨가 좋은가 봐 솔바람이 부는 대로 어디든지 흘러간대요 맑고 푸른 하늘에 기분이 좋아질 때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익숙한 동요 이다. 오래된 외국곡의 멜로디에 시인 박목월이 가사를 붙인 이 동요는 푸른 하늘의 풍경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어 지금까지 많은 이에게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유명세에 비해 동요 의 가사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미루나무’를 ‘미류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미루나무’는 버드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으로 원산지는 미국이다. 국내에 처음 들어올 때는 미국(美國)에서 들어온 버드나무(柳)라는 뜻으로 ‘미류(美柳)’라는 이름..

저는 서울 사람인데 사투리를 쓴다고요?

전라도에 가면 전라도 방언을, 경상도에 가면 경상도 방언을 어디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다. 지역 토박이들이 한 지역에서 오래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익히기 때문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오래 거주하여 서울말을 쓰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표준말을 쓴다고 생각하기 쉽다. 정말 ‘서울말’과 ‘표준말’이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같은 말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서울말’은 넓은 의미에서 경기 방언 중 하나다. ‘표준말’은 한 나라의 표준이 되는 말로, ‘우리나라에서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표준말로 정한 것이다.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울말이 표준어의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서울말을 표준말로 오해할 만하다. 표준말과 혼동하..

왜 '중앙(Jung-ang)대학교'가 아니라 '충앙(Chung-ang)대학교'인가?

중앙대학교 영문 표기는 ‘Chung-ang University’이다.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중앙대학교가 아니라 충앙대학교로 읽힌다.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ㅈ’은 ‘ch’가 아니라 ‘j’로 표기한다. 어떤 이유로 중앙대학교는 ‘j’가 아니라 ‘ch’를 선택한 걸까? 바로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의 영향이다.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은 우리나라에서 2000년대 이전까지 사용하던 로마자 표기법에 영향을 미쳤으나, 현재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쉽게 표기를 바꾸기 어려운 인명, 지명 등 고유명사에는 여전히 그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네이버 항공권 검색 화면 갈무리 부산대학교 상징 부산의 영문 표기가 대표적이다. ‘Busan’이 공식 표기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도 ‘Pusan’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글 맞춤법 차례차례 알아보기 - 그릇 좀 '가져오아'는 틀리고 '가져와'가 맞다

이번 호에는 제35항을 살펴보겠습니다. 국어에서는 모음이 연이어 나오면 둘 중 하나가 탈락하거나(마음→맘), 둘 중 하나가 반모음1)이 되어 이중모음2)으로 줄어들거나(가리어→가려), 두 모음의 중간쯤 되는 모음으로 축약이 되거나(아이→애), 두 모음 사이에 반모음이 첨가되거나 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른바 ‘모음 충돌 회피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 중에서 앞의 세 가지는 음절 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규정에서 다루고 있는 준말도 바로 모음 충돌 회피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모음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에 다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이어지면서, 즉 모음이 충돌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준말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보아[poa]’가 ‘봐[pwa]’로 줄어드는 것은, 모음 [o]와 [a]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