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심장충격기 5

[투데이 窓]대중을 왕따시키는 과학기술 전문용어

지하철역이나 공공장소에는 자동심장충격기(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AED)가 비치돼 있다. 심장 기능이 정지되거나 호흡이 멈췄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 의료기기다. 예전에는 자동제세동기(自動除細動器)로 표시돼 있었다. 심장에 충격을 줘 심실세동을 제거하는 기구란 뜻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라 제세동기 대신 심장충격기로 바꿨다. 우리 일상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고 이중에는 과학기술 관련 용어가 많다. 이런 전문용어는 대중이 과학기술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다. (중략) 어려운 전문용어는 대중을 왕따시키고 관심을 잃게 한다. 전문용어의 범람으로 대중과 점점 멀어지는 현실을 현행법도 분명히 인지한다. 국어기본법 제17조에는 '국가는 국민이 각 분야의..

넘쳐나는 로마자 약칭, 잘 만든 우리말 약칭으로 대응하자!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언론 보도에서 거의 매일 볼 수 있는 로마자 단어가 있다. 바로 세계보건기구 ‘WHO’다. 주로 글의 앞부분에서 ‘세계보건기구(WHO)’처럼 한글 명칭 뒤에 로마자 약칭을 덧붙여 쓰고, 그 뒤로는 로마자 약칭 ‘WHO’만 적는다. ‘세계보건기구’라는 정식 명칭은 보도자료나 공문서에 반복해서 쓰기엔 다소 길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도자료나 공문서 등에서는 국제기구, 경제용어, 공공기관 등의 명칭을 짧게 줄여 쓰기 위해 로마자 약칭을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언어의 경제성을 추구하려는 목적이라면, 우리말로 된 약칭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로마자 약칭을 우리말 약칭으로 바꿔 사용하자고 하는 이유는 단순히 로마자 사용을 반대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로마자 알파..

이해하기 어려운 표지판

표지판은 특정 사실을 알리기 위해 문자나 그림으로 표시를 해놓은 판을 말한다. 예를 들어 눈에 띄는 붉은 배경 위에 굵은 글씨로 적힌 ‘주의’ 표지판, 화장실 입구 앞에 붙어있는 남자와 여자 그림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대표적인 표지판이다. 이와 같은 예시에서처럼, 표지판의 일차 목표는 사람들에게 주의사항을 미리 알려 일어날 수 있는 문제와 곤란한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표지판에는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는 색, 그림, 그리고 모형이 주로 사용되며,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짧은 문구가 적힌다. 그러나 표지판에 외국어를 남용하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표지판의 기능이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또한 어려운 한자어의 사용은 한자 교육을 받지 않은 젊은 세대가 표지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