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군주 3

(얼레빗 제5009호) ‘말로만 한글 사랑’, 우리말을 쓰는 노력을

오늘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78돌, 창제한 지는 581돌이 되는 날입니다. 한글은 세종이 천지자연의 소리 이치를 그대로 담아 창제한 글자요 예술이요 과학임은 이제 세계가 압니다. 더더욱 훈민정음은 한문에 능통하고 절대군주였던 세종의 크나큰 백성사랑이 돋보이는 글자입니다. 그런데 오늘 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을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글날 여기저기서 행사를 하고 그걸 문화부가 장려하면 무얼 합니까? 한글과 우리말 주무부서인 문화부 누리집에 첫 화면에 을 어긴 인스타그램 꼭지가 버젓이 등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선 ‘EVENT’라는 영어가 쓰였고, 한글로 썼지만 ‘로컬’, ‘굿즈‘ 같은 영어도 보이니 말입니다. 문화부가 그러니 중소벤처기업부는 ’화이팅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글로벌..

(얼레빗 제4753호) 한글날 576돌을 맞아 안타까움을 호소함

며칠 뒤면 576돌을 맞는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이때만 되면 반짝하는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열립니다. 그러나 이때만 반짝할 뿐 진정 한글을 사랑하는 모습은 잘 보이질 않습니다. 한글날을 그저 넘길 수 없다는 듯한 마지못한 행사들 뿐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정말 종요로운 일은 우리말과 한글을 진정 자랑하는 일입니다. ▲ 세종임금은 백성 사랑의 마음으로 백성과 소통하기를 원해 훈민정음을 창제했다(그림 이무성 작가) 세종이 579년 전에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가장 종요롭게 생각한 것은 ‘백성 사랑’이었습니다. 한문에 능통한 절대군주였던 세종이 자기의 권위는 내려놓고 백성과 소통하려 한 것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나와 있는 창제의 목적에는 분명히 한자를 몰라 억울한 일이 생겨도 호소하지 못하는 백성이 ..

(얼레빗 4714호) 법 시행에 60년을 기다린 세종

조선 초 땅에 대한 세금은 고려시대부터 시행해오던 “답험손실법(踏驗損實法)”으로 땅을 3등급으로 나누고, 걷어 들일 양을 미리 정한 다음 관리가 수확량을 확인해서 결정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관리와 지방 유지들이 결탁하는 비리가 끊이지 않았지요. 이에 세종은 농민에게 일정한 땅을 나눠주고 비옥도와 풍흉년에 따라 등급을 나눈 다음 수확량의 10분의 1만 거두는 세금방식인 공법(貢法)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수입이 줄어들 지주들이 한사코 반대한 것은 물론 농민들 또한 낯선 방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지요. 그래서 세종은 조정 신하는 물론 양반과 농민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세계 첫 여론조사까지 벌이게 됩니다. 다섯 달 동안의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98,657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