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로상봉 3

노송 아래 딸을 기다리는 어머니

친정 가는 길                                                      - 김경숙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마음은 벌써 우슬재를 넘어   친정집 대문을 들어서고 있다   눈앞에 전개되는 정겨운 오월의 풍경   어줍은 표현으로 감당하기 벅차다    오전 11시 휴대폰이 울린다   오메 어디쯤 오고 있냐 머나먼 길 힘들 텐데 어버이날 안 오면   어쩐다고 일부러 시간 내서 온다냐 나야 딸들 오니께 좋기는   하다마는 어쩌든지 운전 조심하고 천천히 오니라    오후 12시 30분 전화를 받으신다   어디냐 겁나 시장하것다 니그들 오면 같이 묵을라고   밥 안 묵고 기다리고 있다 읍내 장날 가서 좋아한 것 사다   국도 끓이고 낙지 초무침하고 게장도 ..

(얼레빗 4440호) ‘반보기’도 못해 영상통화로 대신한 한가위

조선사회에서는 “처가와 변소는 멀어야 좋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사돈 사이 왕래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때는 여성 특히 며느리의 나들이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특히 예전 전통사회에서는 집안일은 물론 농사까지 함께 해야 했기에 며느리들이 며칠씩 집을 비우며 친정집에 갈 수는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한가위가 지난 뒤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중간 지점을 정하고, 음식을 장만하여 만나서 한나절 동안 회포를 풀었던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반보기'라고 했습니다. 반보기는 다른 말로 ’중로상봉(中路相逢)‘ 또는 ’중로보기(中路-)‘라고도 했는데 중도에서 만났으므로 회포를 다 풀지 못하고 반만 풀었다는 데서 이렇게 말한 것이지요. ▲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한가위가 지난 뒤 만나는 ‘반보..

9월 15일 -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의 만남은 반보기입니다

예전엔 여성이 시집가면 출가외인이라 하여 친정부모를 쉽게 만날 수 없었지요.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반보기라는 세시풍속입니다. 반보기, 곧 중로상봉(中路相逢)은 한가위가 지난 다음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끼리 때와 장소를 미리 정하고 만나는 것인데 중도에서 만났으므로 회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