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지방자치단체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돼 ‘늘공’(늘 공무원)들과 일한 지 몇 년째다. 그사이 확실히 알게 된 하나가 ‘공무원은 문서로 일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과업은 문서와 증빙으로 시작해 문서와 증빙으로 끝나는데, 첫 문서와 마지막 문서 사이에 ‘문제 될 것’만 없으면 과업은 성공으로 종결된다. 공무원들이 작성한 보고서, 방침서, 계획서 등 각종 문서를 읽다 보면 ‘다양한, 시너지, 효율화, 극대화, 제고, 향상, 체계적’이 없다면 이들은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싶게 저 단어들을 애용한다. 주로 주민에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저 단어들이 문장 안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해 문장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어뿐만이 아니다. 문서 틀도 대부분 같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