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화백자 3

(얼레빗 제5014호)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 ‘백자’의 종류

순백색의 바탕흙 위에 투명한 유약을 씌워서 구운 자기를 ‘백자(白磁)’라고 합니다. 이 백자는 고려시대에도 빚기는 했지만, 성리학이 중심이 된 현실적ㆍ합리적ㆍ실용적인 사고방식의 조선 선비들 생각과 잘 맞아떨어지기에 조선기대에서 성행했고,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로 꼽힙니다. 그리고 백자는 도자기 겉면에 어떤 물감을 써서 무늬를 그렸나에 따라 순백자(純白瓷), 청화백자(靑花白瓷), 철화백자(鐵繪白瓷), 진사백자(辰砂白瓷)로 나뉩니다. 먼저 순백자는 백자 도자기 표면에 아무런 무늬가 그려지지 않은 그야말로 백자입니다. 순도 높은 순백의 바탕흙과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잿물을 발라 높은 온도에서 구운 백자로 그 대표적인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 ‘달항아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청화백자는 도자기에 무늬를 그..

절제미의 승화, 순백의 조선백자 달항아리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근간으로 왕실의 품위와 선비의 격조가 미술품에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문기(文氣)가 흐르는 품위와 격조는 조선백자의 미적 특성이기도 합니다. 17~18세기 영ㆍ정조 연간에 제작된 조선백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시기에 조선은 왜란(1592~1598)과 호란(1636~1637)의 피해를 극복하여 정치ㆍ사회ㆍ경제적으로 안정과 번영을 회복하였으며, 문화적으로는 조선 제2의 황금기를 이루었습니다. 조선의 관요에서는 순백자, 청화백자, 철화백자, 동화백자 등 다양한 종류의 백자가 제작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백자 큰 항아리가 바로 ‘백자달항아리’입니다. 17세기 후반에 나타나 18세기 중엽까지 유행한 이 백자는 보름달처럼 크고 둥글게 생겼다 해서, 1950년대에 ‘백자달..

포도넝쿨 사이에서 원숭이는 신이 납니다.

포도넝쿨 사이에서 원숭이는 신이 납니다. 포도넝쿨 사이에서 원숭이가 노니는 그림의 도자기를 보셨나요? 국보 제93호 ‘백자 철화 포도원숭이 항아리白磁鐵畵葡萄猿文壺’가 그것입니다. 이 항아리는 붉은 빛이 나는 산화철로 포도와 원숭이무늬를 그려놓은 조선백자지요. 조선시대 원숭이 그림은 높은 벼슬을 바라는 마음과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뜻에서 그렸고, 포도는 다산을 뜻했습니다. 이 항아리는 포도 잎과 줄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놓았고, 넝쿨을 타고 노는 원숭이는 활달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그림은 도공(陶工)이 아니라 전문 화원이 그린 회화성이 짙은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모양을 보면 입 부분은 넓고, 어깨에서 벌어져 몸통 위쪽에서 중심을 이루었다가 좁아져 세워진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