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얼음 3

(얼레빗 제4871호) 오늘, 천지에 가을바람만 가득한 상강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째 “상강”입니다. “상강(霜降)”은 말 그대로 수증기가 땅 위에서 엉겨서 서리가 내리는 때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얼음이 얼기도 합니다. 벌써 하루해 길이는 노루꼬리처럼 뭉텅 짧아졌지요.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면 하룻밤 새 들판 풍경은 완연히 다른데 된서리 한방에 푸르던 잎들이 수채색 물감으로 범벅을 만든 듯 누렇고 빨갛게 바뀌었지요. 옛사람들의 말에 “한로불산냉(寒露不算冷),상강변료천(霜降變了天)”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한로 때엔 차가움을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상강 때엔 날씨가 급변한다.”라는 뜻입니다. ▲ 천지에는 가을바람만 가득하겠지(사진, 크라우드픽) 이즈음 농가에서는 가을걷이로 한창 바쁘지요. 〈농가월령가〉에 보면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얼레빗 4193호) 오늘은 상강, 부지깽이도 나서는 때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이는 산 모습이 점점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는 기러기가 놀라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하지만 근심이..

11월 23일 -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지요

오늘은 24절기의 스물한째인 소설(小雪)입니다. 이때부터 점차 겨울로 들어서지만 아직 따뜻한 햇볕이 남아 있어 작은 봄(小春)이라고도 부릅니다. 소설은 눈이 적게 온다고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첫얼음이 얼며, 첫눈이 오기 때문에 시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