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선생문집 3

(얼레빗 제5016호) 오늘 상강, 서리 맞은 국화가 향이 진하다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도리어 근심이 되는 것은 노포(老圃, 농사일에 경험이 많은 농부)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향해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 윗글은 권문해(權文海)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 나오는 상강 무렵을 아름답게 표현한 내용입니다.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째 절기 ‘상강(霜降)으로 말처럼 서리가 내리는 때인데 벌써 하루해의 길이는 노루꼬리처럼 뭉텅 짧아졌습니다. 9월 하순까지도 언제 더위가 가시냐고 아우성쳤지만, 어느덧 된서리 ..

가을바람 가득한 24절기 상강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이는 산 모습이 점점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는 기러기가 놀라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하지만 근심이 되는 것은 늙은 농부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맞으며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 위는 조선 중기 문신 권문해(權文海)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 나오는 상강 기록으로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째 “상강”이다. “상강(霜降)”은 말 그대로 물기가 땅 위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때인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벌써 하루해 길이는 노루꼬리처럼 뭉텅 짧아졌으며, 하룻밤 새 들판 풍경은 완연히 다른데 ..

(얼레빗 4193호) 오늘은 상강, 부지깽이도 나서는 때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이는 산 모습이 점점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는 기러기가 놀라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하지만 근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