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반민족행위자 5

2025년 을사늑약 두 갑자를 맞으며

2025년의 한국. 해방 80년, 을사늑약 두 갑자를 맞게 된다. 일사늑약 첫 갑자인 1965년, 박정희는 일본으로부터 그동안의 범죄에 대한 사죄는커녕 범죄사실에 대한 인정도 받지 못한 채 '한일국교정상화'라는 두 번째 을사늑약을 맺었다. 2025년, 을사늑약 두 갑자를 앞두고 다시 걱정이 앞선다. 이 정권은 무엇을 팔아넘기고 무엇을 갖다 바칠지, 물가에 아이를 둔 것처럼 조마조마하다. 임기 절반 동안 동북아역사재단, 독립기념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등 역사관련 부서의 장들을 모두 친일, 뉴라이트 계열로 채워놓았을 뿐 아니라, 외교, 국방,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일본에 해온 행태들을 보면 우려가 더욱 깊어진다. 지난 22일 오후, 한일국교정상화(?) 60돌, 을사늑약 120돌을 앞두고, 국회의원회관에서 ..

(얼레빗 제5022호) 119년 전 친일단체 일진회가 발표한 선언서

“~ 외국에 공사를 파견하여 국가 대표로 삼는 것은 국가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는 것인데, 그 이름과 지위가 허식에 지나지 않는 것이 무릇 얼마인가, 차라리 우방 정부에 위임하여 그 힘에 의거하여 국권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 또한 폐하의 대권이 발전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가운데 줄임) 수백 명 사상자를 내면서도 기필코 적은 공이나마 세워 동맹국에게 신의를 표하려 했던 계책이었다.” ▲ 일진회가 1907년 일본 황태자의 조선 방문 때 남대문 앞에 세운 대형 홍예문(아치). '받들어 맞이한다.'라는 뜻의 '봉영(奉迎)'이라는 글씨와 함께 가운데에 일본왕실을 상징하는 사꾸라 무늬가 있다. 이는 119년 전인 1905년 내일(11월 6일) 친일 단체였던 일진회가 발표한 선언서입니다. 내용은 “일본의 지도를..

백선엽 ‘친일’ 문구 삭제, 국민적 합의 있어야

지난 7월 24일 국가보훈부는 “보훈부, 고(故) 백선엽 장군 국립묘지 홈페이지 내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 법적 근거 없어 삭제 결론”이란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백선엽에 대한 현충원 누리집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표현을 지우는 것을 포함해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1,006명의 국가 공인 ‘친일반민족행위자’에 관해 해방 이후 공적을 이유로 재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독립유공자에 대한 ‘사상 검증’을 하고, 친일파에 ‘면죄부’를 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은 “‘공부해보면 해볼수록 백선엽은 친일파가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라는 박 장관은 언론 대담에서 ‘백선엽이 간도특설대로 활동할 당시 만주에는 독립군이 없었고 홍군 내지는 비적들만 있었..

(얼레빗 4417호) 친일시 뜯어내고 차례는 창호지로 가린 시집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로 시작되는 유명한 시 의 시인 노천명은 109년 전 오늘(9월 1일) 태어났습니다. 그 노천명은 두산백과에 ‘한국의 시인’이라고 요약되어 있지만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1ㆍ13ㆍ17호에 해당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노천명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청년들의 적극적인 전쟁 참여를 권유하는 , , 등을 발표하고, 친일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朝鮮臨戰報國團) 산하 부인대(婦人隊) 간사를 맡을 정도로 친일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천명에게는 웃지 못할 일화가 따라 다닙니다. 그것은 광복 직전인 1945년 2월 25일 펴낸 시집 《창변(窓邊)》에 관한 이야기지요. 노천명은 《창변》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이 시집 끝에는 9편의 친일시가..

(얼레빗 4387호) ‘탁류’ㆍ‘레디메이드 인생’ 작가 채만식

”물은 탁하다. 예서부터 옳게 금강이다. (가운데 줄임) 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시가지)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일제강점기 소설가 채만식의 소설 《탁류(濁流)》의 앞부분입니다. ▲ ‘탁류’ 작가 채만식, ‘탁류’ 초판본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118년 전인 1902년 오늘(7월 21일) 태어난 채만식은 1924년 단편 「새길로」를 《조선문단》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한 뒤 290여 편에 이르는 장편ㆍ단편소설과 희곡ㆍ평론ㆍ수필을 쓴 작가입니다. 특히, 1930년대에 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장편으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