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드 호수 3

2일차(카인드 호수)

비포장도로용 차량을 타고 올라가는 길은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었다. 도로가 평범한 비포장도로가 아니라 움푹 파인 곳이 대부분이었고, 중간중간 흐르는 계곡물을 지나기도 했다. 30여 분을 달려 호수 입구에 도착했는데, 여기에서 말을 타거나 셔틀버스를 타고 더 올라가야 한단다. 먼 곳까지 왔으니 버스보다는 말을 타는 게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 트레킹으로 결정했는데, 생각보다 올라가는 길이 멀어서 내릴 때는 허벅지에 약간의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말이 무섭지는 않았는데 올라가는 중간에 말이 풀을 먹는다고 자꾸 계곡 쪽으로 붙는 바람에 신경이 곤두서고 몸이 긴장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국립공원 매표소, 여기서부터 차로 10분 쯤 가야 호수 입구에 도착한다. 입구에서 말이나 셔틀버스 타고 올..

2일차(검은계곡, 사티마을)

언제쯤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지루하게 여기고 있을 즈음 잠시 쉬기 위해 도착한 곳이 검은 계곡이다. 검은 계곡은 끝없이 이어지는 천산 산맥의 한 줄기로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가 더위를 식혀주는 듯 했다.  사티 마을 가는 도중에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고 해서 잠깐 쉬어갈 겸 차를 세우고 찰칵장거리 여행에 지칠 때 쯤 사티마을에 도착했다. 점심으로 라그만이라는 볶음국수, 만두와 샐러드에 타슈켄트차를 곁들여 먹었다.현지인들이 일상으로 마시는 타슈켄트차인데 아래 보이는 결정체가 이 지역에서 유명한 꿀이다. 차는 어디에선가 마셔본 적이 있는 향이 느껴졌는데 먹을수록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마을 입구에 있는 공동묘지. 어느 마을에 가든 근처에 공동묘지가 있어, 묘지가 보이면 곧 마을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

2일차(사티마을 가는 길)

여행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버스 타고, 비행기 타고 와서 피곤하고 시간도 뒤죽박죽인데도 아침에는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게 참 신기하다. 출발 전 현지 안내를 맡은 새로운 가이드(강동희)를 만나 인사한 후 카자흐스탄에서의 첫날 여행을 시작했다.오늘 일정은 사티마을에 가서 점심을 먹은 후 카인드 호수를 구경하는 일정으로, 가는 도중에 검은 계곡에 들러 잠시 구경할 예정이다. 호텔 레스토랑은 직영이 아니고 임대를 준다는데 음식이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깔끔하니 먹을만 했다. 야외에서 먹는 아침이라 상쾌한 기분이었는데, 사람이 없을 때는 새들이 와서 음식을 먹는 바람에 자리를 비웠던 사람들은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사티마을에는 상점이 없어서 저녁에 먹을 안주를 살 겸 카자흐스탄 CU편의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