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족 4

(얼레빗 제4728호) 이틀 뒤는 초복, 목욕하면 몸이 여윈다

이틀 뒤 토요일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初伏)입니다. 초복은 삼복의 첫날인데 하지 뒤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뒤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이라 합니다.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립니다. 그러나 올해처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하지요. 삼복 기간은 한해 가운데 가장 더운 때로 이를 '삼복더위'라 하는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 가게 하였습니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려고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과일을 즐기고,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계곡에 가서 발을 담그는..

(얼레빗 4647호) 오늘은 대서, 더위로 염소뿔 녹는다

“지상엔 온통 더위 천지 광한전(달나라에 있다는 궁전) 월궁으로 달아날 재주 없으니 설악산 폭포 생각나고 풍혈 있는 빙산이 그리워라” 이는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이 시문을 모아 펴낸 《동문선(東文選)》이란 책에 나오는 시입니다. 온통 더위 천지에 설악산 폭포와 풍혈(늘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오는 바위틈)이 있는 빙산이 그립다고 노래합니다. 이제 무더위가 절정에 올라 어제는 중복(中伏)이었고, 오늘은 24절기의 열두째 대서(大暑)입니다. 이때는 무더위가 가장 심해서 "더위로 염소뿔이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지요. ▲ 선비들, 솔바람 소리 들으며, 책을 읽는 것으로 더위를 물리쳤다.(그림 이무성 작가) 그런데 조선시대 선비들은 한여름 지금보다 훨씬 더 무더위와 힘겹게 싸웠습니다. 함부로 의관을 벗어던질..

(얼레빗 4381호) 얼음을 띄워 먹는 여름철 별미음식 원미죽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더위에 지칩니다. 그래서 여름을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는데 냇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이나 복날에 고기로 국을 끓여 먹는 ‘복달임’이 그 대표적인 풍습입니다. 특히 여름철 보양음식이나 별미는 더위를 물리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였는데 그 별미음식에는 ‘원미죽(元味粥)’이란 것도 있습니다. ▲ 여름철 별미음식 ‘장국원미죽’, 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 홍미숙 교수 제공 조선 말기에 펴낸 글쓴이를 모르는 요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이 ‘장국원미죽’과 ‘소주원미죽’이 나옵니다. 장국원미죽은 먼저 맷돌에서 쌀알이 반씩 갈라질 정도로 간 다음 체에 쳐둡니다. 이렇게 만든 싸라기에 곱게 다진 쇠고기와 표고버섯, 석이버섯, 느타리버섯, 파 등을 넣고 만들지요. 또 소주원미죽은 ..

7월 13일 - 복날 풍습 하나, 선경에 서면 삼복더위도 얼씬 못합니다

오행설에 따르면 여름철은 화(火)의 기운, 가을철은 금(金)의 기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삼복기간은 가을의 금 기운이 땅으로 나오려다가 아직 화의 기운이 강렬하므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때입니다. 그래서 엎드릴 복(伏) 자를 써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