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5

하얼빈 - 김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쏴 죽인 안중근 의사에 관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안중근이 우덕순과 함께 이토가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 접한 후 10월 26일까지의 일정을 축약하여 보여준다. 안중근의 일대기가 아닌 거사 전 며칠과 이후 재판과정과 감옥 생활만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일정상 기간이 촉박한 점은 이해되는데, 그럼에도 우리가 아는 이 엄청난 거사를 위해 준비한 과정을 보면 너무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토가 온다는 소식에 그를 죽여야 한다는 - 비록 그 전부터 생각해 오기는 했다지만 - 생각을 바로 며칠 만에 실행한 점, 단 한 번의 사전 현장조사만이 진행된 점, 과연 그 두 사람만의 신념으로 거사를 일으킬 수 있..

거리의 똥을 치우라

거리의 똥을 치우라 이토는 덕수궁에서 만난 조선 대신들을 불러 세우고 거리의 똥을 치우라고 말했다. 통감이 똥 문제를 이야기하자 조선 대신들은 얼굴을 돌렸다. -통감 각하의 살피심이 이처럼 세밀하시니 두렵습니다. -분뇨의 문제는 인의예지에 선행하는 것이오. 이것이 조선의 가장 시급한 당면 문제요. 즉각 시정하시오. - 김훈의《하얼빈》중에서 - *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그가 과연 조선 거리의 똥을 치우라고 명령할 자격이 있을까요? 자신의 내면에 가득 찬 오물부터 치웠어야 옳을 일이었습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의 아프고 슬픈 역사 속에 이런 일은 종종 생깁니다. '통감 각하의 살피심'에 감읍해 읊조리는 '조선 대신'들의 모습도 우리를 아프고 슬프게 합니다.

똥 냄새에 질겁을 했다

똥 냄새에 질겁을 했다 이토는 서울에 처음 부임했을 때 똥 냄새에 질겁을 했다. 어른과 아이들이 길바닥에서 엉덩이를 까고 앉아 똥을 누었고, 집집에서 아침마다 요강을 길바닥에 쏟았다. 장마 때는 변소가 넘쳐서 똥덩이가 떠다녔다. 똥 냄새는 마을 골목마다 깊이 배어 있었고 남대문 거리, 정동 거리에도 똥 무더기가 널려 있었다. 이토는 통감부와 조선 조정을 거듭 다그쳤으나 거리는 여전히 똥 바다였다. 날마다 새 똥이 거리에 널려 있었다. - 김훈의《하얼빈》중에서 - *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그는 질겁을 했을지 모르지만 일본도 당시는 큰 차이 없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중국도 비슷했고, 인도 빈민가는 지금도 질겁할 만한 상황에 있습니다. 격세지감, 한국의 오늘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고속..

(얼레빗 3935호) 안중근 의사의 약손가락 잘린 손도장

한국문화편지 3935호 (2018년 10월 26일 발행) 안중근 의사의 약손가락 잘린 손도장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935][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10월 26일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정거장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날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사살한 뒤 “대한만세”를 외치고 체포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