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한국사 3

(얼레빗 제5027호) 석주명, 우리 나비에 우리말 이름 지어줘

역사 교사들이 한 컷의 사진으로 풀어낸 《한 컷 한국사(해냄에듀)》에 보면 “석주명, 우리 나비에 우리말 이름을 지어 주다”란 글이 있습니다. 석주명은 일본에서 농생물학을 배우고 돌아와 1913년부터 모교인 개성의 송도고등보통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면서 나비 연구에 전념한 분입니다. 선생은 방학 때 고향에 가는 학생들에게 나비 200마리씩 잡아 오라는 방학숙제를 냈고, 이래도 부족한 것은 직접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채집했다고 합니다. ▲ 나비 박사 석주명이 송도고등보통학교 과학실에서 나비 표본을 살피는 모습. 이때 이 학교의 과학실은 나비 표본이 대영박물관보다 많아 세계 으뜸으로 일컬어졌다.(출처, 《한 컷 한국사》) 그렇게 채집하고 관찰한 다음 서양과 일본학자들이 잘못 분류한 844종을 정리했으며, 선생..

(얼레빗 제4761호) 한반도의 운명을 바꾼 '신탁통치' 오보 사건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소련의 구실은 38선 분할 점령, 미국은 ‘즉시 독립’ 주장” 이는 동아일보 1945년 12일 27일 기사의 제목입니다. 광복 뒤 독립정부 수립을 원했던 한국 사람들은 동아일보의 보도를 계기로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반대성명을 발표함은 물론 신탁통치 반대 집회를 온 나라에서 격렬하게 일으켰습니다. 일제강점기 35년의 고통을 끝내고 찾은 광복인데 다시 외국의 간섭을 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 ▲ 모스크바 3상회의 결과를 보도한 동아일보 1945년 12월 27일 기사 해냄에듀에서 펴낸 《한 컷 한국사》에서는 이 동아일보 기사는 물론 조선일보 등 다른 신문도 모스크바 3국 외상회의 결정을 왜곡한 가짜뉴스를 보도했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따르면 1945년 12월 미국ㆍ영국..

(얼레빗 제4727호) ‘속량문기’, 이제는 노비가 아니다

"이놈 놀보야, 옛 상전을 모르느냐? 네 할아비 덜렁쇠, 네 할미 허튼덕이, 네 아비 껄덕놈이, 네 어미 허천례, 다 모두 우리집 종이라. 병자 팔월 일에 과거 보러 서울 가고, 댁 사랑이 비었을 때 성질이 흉악한 네 아비놈이 가산 모두 도적하여 부지거처 도망하니 여러 해를 탐지하되, 종적 아직 모르더니 조선 왔던 제비 편에 자세히 들어보니 너희 놈들 이곳에 있어 부자로 산다기로, 불원천리하고 나왔으니 네 처자, 네 세간을 박통 속에 급히 담아 강남 가서 고공살이(머슴살이)를 하라." 이는 판소리 흥보가 신재효본 사설 일부입니다. 여기서 놀부가 박을 타자 그 안에서 놀부의 옛 상전이 나와 하는 말이지요. 이 말에 따르면 놀부 아비가 상전의 집 재산을 모두 훔쳐 도망쳤습니다. 이때 놀부는 어쩔 수 없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