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정교 5

(얼레빗 제4935호) 임금이 백성에게 시간을 나눠준 오목해시계

“무지한 남녀들이 시각에 어두우므로 앙부일구 둘을 만들고 안에는 시신(時神)을 그렸으니, 대저 무지한 자가 이를 보고 시각을 알게 하고자 함이다. 하나는 혜정교(惠政橋) 가에 놓고, 하나는 종묘 남쪽 거리에 놓았다.” 이는 《세종실록》 77권, 세종 19년(1437) 4월 15일 기사로 ‘앙부일영(仰釜日影)’으로도 불리는 ‘앙부일구(仰釜日晷)’는 솥이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모습을 한 해시계라는 뜻인데 우리말로는 ‘오목해시계’라고 합니다. ▲ 12지신 그림을 넣은 오목해시계 복원가상도(김슬옹 교수) 그런데 이 내용을 보면 글자를 모르는 백성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오목해시계 안에 12지신 그림을 새겨 넣어 시간을 잘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때 양반들만 알던 한자로 써놓으면 한자를 모르던 백..

조선시대 탐관오리, 팽형에 처했다

임사절명시(臨死絶命詩) - 성삼문(成三問) 擊鼓催人命(격고최인명) 북을 울리며 사람의 목숨 재촉하는데 回頭日欲斜(회두일욕사) 머리를 돌리니 해가 지려고 한다 黃泉無一店(황천무일점) 황천길에는 주막 하나 없다는데 今夜宿誰家(금야숙수가) 오늘밤은 누구 집에서 잘까? 이 한시는 세조(世祖)의 회유에 응하지 않아 능지처형(凌遲處刑, 죄인의 뼈와 살을 발라내어 죽이는 형벌)을 당한 성삼문(成三問, 1418~1456)이 죽음에 임하여 목숨이 끊어지기 전 형장(刑場)에서 지은 시다. 둥둥 북을 울리며 망나니가 사람의 목숨을 거두려고 하는데, 조금 있으면 이승에서의 마지막임으로 하직하려고 머리를 들어 산천을 돌아다보니, 해도 자신과 같이 서산으로 지려고 한다. 저승 가는 길에는 주막이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오늘밤은 ..

조선의 천문과학 - 시간과 절기를 한눈에 ‘앙부일구’

2. 시간과 절기를 한눈에 ‘앙부일구’ 앙부일구(仰釜日晷)는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을 한 해시계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시계이다. 앙부일구는 조선 세종 16년(1434년) 과학자인 장영실과 이천, 김조 등에 명하여 처음 만들었으며, 그 해 10월에 종묘 앞과 혜정교(惠政橋)에 각기 1대씩 설치했다. 그 후 조선 시대 말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 궁궐과 관공서, 사대부 가옥에 이르기까지 널리 보급되었다. 앙부일구는 오목한 구형 안쪽에 설치된 막대에 해 그림자가 생겼을 때 그 그림자의 위치로 시각을 측정하는데, 해 그림자를 만드는 끝이 뾰족한 막대를 영침(影針)이라고 한다. 영침(시침)의 끝은 구의 중심이 되며, 막대의 축을 북극에 일치시켰다. 영침 둘레에는 시각을 가리키는 시각선이 세..

(얼레빗 4480호) 백성에게 시간을 나눠준 세종의 오목해시계

“무엇을 하든 간에 / 때를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겠거늘 / 밤에는 물시계(자격루)가 있지만 / 낮에는 알 길이 없더니 / 구리를 부어 기구를 만드니 / 형체는 가마솥과 같고 / 반경에 둥근 틀을 설치하여 / 남과 북이 마주하게 하였다 / (가운데 줄임) / 동물신의 몸을 그리기는 / 글자 모르는 백성 때문이요 / 각과 분이 또렷한 것은 / 햇볕이 통하기 때문이요 / 길가에 두는 것은 / 구경꾼이 모이는 때문이니 / 이제 비로소 / 백성이 일을 시작할 것을 알게 되리라” 이는 세종 때 오목해시계를 만들고 기록했던 김돈이 오목해시계를 만든 의의를 살피고 그 기쁨을 노래한 글입니다. 그 당시 시간을 측정하고 알리는 것은 임금 고유 권한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세종은 오목해시계를 만들어 누구나 볼 수 있게 ..

5월 16일 -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 둘, 세종의 백성 사랑

“이조 판서 허조가 ‘신은 폐단이 일어날까 두렵습니다. 간악한 백성이 율문을 알게 되면, 죄의 크고 작은 것을 헤아려서 두려워하고 꺼리는 바가 없이 법을 제 마음대로 농간하는 무리가 일어날 것입니다’라고 하자, 임금이 ‘그렇다면, 백성으로 하여금 알지 못하고 죄를 짓게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