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어 10

찰나의 우리말 - 호칭의 온도

나른한 오후, 하지만 나른할 틈도 없이 연구실에 앉아서 마감에 몰린 일들을 하나하나 끝내려 애쓰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 전화가 울린다. ‘누가 건 전화일까’ 하고 휴대 전화를 보니 반가운 분의 성함이 뜬다. 너무나 오랜만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전화를 받았다. 인사를 드리며 안부를 여쭈었다. 최근에 낸 책 한 권을 그분께 보내 드리려다 밖에 비가 와서 발송을 내일로 미루고 있던 차였는데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 전화가 온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음성 기호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제안을 해 주시고자 전화를 주셨다. 전화해 주신 내용과 관련한 말씀을 한참 나눈 후,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필자의 근황을 말씀을 드리게 되었다. 책을 보내 드리고자 몇 자 적어 포장을 해 두었는데 마침 전화를 해 주셔서 놀랐다는 얘기부..

찰나의 우리말 - '당신'은 '너'의 높임말 아닌가요?

하루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공대 교수님을 만났다. 그 교수님은 반색을 하며 인사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여쭤볼 게 있어서 전화를 드리려던 참이라고 했다. 한 외국인 학생이 한국어와 관련한 질문을 했는데 답을 하기가 좀 궁색해서 얼버무렸다며 말이다. 학생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이 질문을 듣고 그 공대 교수님은 당황했다고 한다. ‘당신’이라는 말이 분명 ‘너’보다는 상대를 높이는 말인 것은 분명한데, 학생이 자신에게 ‘당신’이라고 한다면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왜 부적절한지 그 이유를 설명해 줄 수가 없어서 그냥 얼버무렸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서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는 일이 잦다.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

아내에 대하여

‘아내’에는 우리 선조들의 남성 중심적 사고가 묻어 있다. 본디 ‘안해’라고 하다가 소리 나는 대로 ‘아내’로 굳어진 말인데, ‘안’은 집안일을 돌보기 때문에 붙인 말이고, ‘해’는 ‘것’을 뜻하는 우리말로 소유를 나타낸다. 집안일을 돌보는, 남자의 소유물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옛날에도 요즘과 마찬가지로 부부의 나이가 중년을 넘어서게 되면 집안에서 아내의 위치가 올라가게 되었다. 그래서 ‘여편네’나 ‘아내’라는 말이 ‘마누라’로 달라지게 된다. ‘마누라’는 원래 높이는 말이었기 때문에, 나이가 지긋한 아내를 다정하게 부를 때 쓰는 호칭어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다가 현대에 와서는 ‘아내’나 ‘마누라’의 쓰임이 완전히 달라졌다. ‘안해’가 ‘아내’로 적히면서 ‘아내’라는 말에는 더 이상..

슬기로운 언어 예절 생활

여러분은 일상 생활에서 즐겁게 소통하고 있나요? 혹시 호칭·지칭과 관련해 불편했던 적은 없나요? ‘언어 예절’은 호칭어, 지칭어, 높임법, 인사말 등 언어생활에서 지켜야 할 예절입니다. 점점 가족 형태, 사회 구조 등이 변하거나 새로운 직업들이 출현하면서 언어 예절도 변하고 있어요. 오늘은 언어 예절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알아볼까요?

제5장 띄어쓰기 제4절 고유 명사 및 전문 용어 제48항

우리나라의 성(姓)과 이름은 자립적으로 쓰일 수 있고 고유한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과 이름을 띄어 써야 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성과 이름은 개별적인 단어이면서 하나의 고유 명사이기도 해서, 성과 이름을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려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