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3

(얼레빗 제4921호) 고려 후기 불교미술의 정수 <화엄경>

오늘 3월 3일 KBS-1TV 프로그램에는 화려함의 극치, 불교미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이 등장했습니다. 의뢰품은 표지와 그림, 글씨까지 전부 금으로 작성되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특히 경전의 내용을 압축하여 그린 ‘변상도’는 부처가 마치 눈앞에 있는듯한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었습니다. 이날 출연한 김영복 전문위원은 “역사적인 값어치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으뜸 제작 수준을 자랑한다.”라고 했으며, 추정감정가는 10억원에 달했습니다. ▲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81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 또한 이 의뢰품은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81호로 지정된 것이며, 무려 약 700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려 후기 국내 유일본으로 밝혀져 높..

(얼레빗 제4857호) 일만이천봉 금강산을 그린 정선 <정양사>

고려 후기 학자 이곡의 《가정집(稼亭集)》에는 《화엄경》 속 담무갈보살(금강산에 머무는 보살)이 1만 2천 보살을 이끌고 금강산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렇듯 예부터 이 금강산을 사람들은 신성한 영역으로 여겨왔습니다. 또 그 비경에 푹 빠진 조선 시대 화가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붓을 들고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한 폭에 그림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겸재 정선의 가 있습니다. 는 금강산에 있는 유명한 절인 정양사에서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보고 그린 작품입니다. 정선은 능숙한 솜씨로 정양사가 있는 왼쪽 토산의 부드러운 모습은 둥긋한 산의 형태로 잡아내고 수풀이 울창한 모습은 붓을 뉘어 그린 미점(米點)으로 빽빽하게 찍어 표현했습니다. 암봉이 서려 ..

중생계의 영원한 의지자 관세음보살을 찾아서

▲ 넓은 방의 한가운데 모셔진 관세음보살. 감정평가 결과로 15세기 무렵 조성된 보살상으로 조선말 혼란기에 어느 절에서인지 입수되어 박물관으로 온 보살이다. 불교의 믿음에 있어서 관세음보살은 부처님보다도 더 많이 불리우고 있으며, 그만큼 많고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조각되어 불전에 모셔져 왔다. 부처님은 진리를 깨친 분으로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목표라면, 보살은 세상에 살고있는 모든 존재들을 부처님처럼 깨달음으로 인도하거나, 세상살이에 힘들고 고달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로 부처와 사람의 중간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관세음보살은 불교의 수많은 보살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불리우는 대표적 보살로 대승불교를 따르는 한국에는 부처님을 모시지 않고 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