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칭 대명사 3

찰나의 우리말 - 호칭의 온도

나른한 오후, 하지만 나른할 틈도 없이 연구실에 앉아서 마감에 몰린 일들을 하나하나 끝내려 애쓰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 전화가 울린다. ‘누가 건 전화일까’ 하고 휴대 전화를 보니 반가운 분의 성함이 뜬다. 너무나 오랜만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얼른 전화를 받았다. 인사를 드리며 안부를 여쭈었다. 최근에 낸 책 한 권을 그분께 보내 드리려다 밖에 비가 와서 발송을 내일로 미루고 있던 차였는데 텔레파시라도 통한 듯 전화가 온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음성 기호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제안을 해 주시고자 전화를 주셨다. 전화해 주신 내용과 관련한 말씀을 한참 나눈 후,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필자의 근황을 말씀을 드리게 되었다. 책을 보내 드리고자 몇 자 적어 포장을 해 두었는데 마침 전화를 해 주셔서 놀랐다는 얘기부..

찰나의 우리말 - '당신'은 '너'의 높임말 아닌가요?

하루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공대 교수님을 만났다. 그 교수님은 반색을 하며 인사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여쭤볼 게 있어서 전화를 드리려던 참이라고 했다. 한 외국인 학생이 한국어와 관련한 질문을 했는데 답을 하기가 좀 궁색해서 얼버무렸다며 말이다. 학생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이 질문을 듣고 그 공대 교수님은 당황했다고 한다. ‘당신’이라는 말이 분명 ‘너’보다는 상대를 높이는 말인 것은 분명한데, 학생이 자신에게 ‘당신’이라고 한다면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왜 부적절한지 그 이유를 설명해 줄 수가 없어서 그냥 얼버무렸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서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는 일이 잦다.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