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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기념우표

튼씩이 2024. 9. 25. 07:31

한산 모시짜기는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의 전통 모시 직조 기술로 2011년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여름철 대표 직물인 모시의 재료가 되는 모시풀은 여름철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아 습도가 높은 곳에서 잘 자라는 풀입니다. 모시풀을 옷감으로 만든 것은 삼국시대부터로, 모시 제작은 약 1,500여 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모시는 생육 환경이 까다로워 충청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 생산되었는데 특히 한산면의 세모시가 품질이 좋고 제직 기술이 뛰어나기로 유명합니다. 한산은 서해와 금강을 끼고 있어 습도가 높고 기후가 온난하여 모시풀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지닌 지역입니다.

한산 모시를 제작하는 과정은 태모시 만들기, 모시째기, 모시삼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꾸리 감기, 제직으로 이뤄집니다. 태모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확한 모시풀의 마디를 꺾어 속대와 껍질을 분류하고 섬유가 되는 속껍질(태모시)을 벗겨 냅니다. 벗겨 낸 태모시를 한 주먹씩 묶은 뒤 은은한 햇볕에 말리는데, 이때 골고루 잘 말려야 희고 맑으며 광택이 좋은 모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모시째기는 잘 말린 모시를 하루 정도 물에 담가 말린 태모시를 다시 물에 적셔 실의 올을 하나하나 쪼개는 작업입니다. 태모시를 얼마나 가늘고 균일하게 쪼개는지와 보풀의 유무에 따라 모시의 질이 정해지기 때문에 모시째기는 한산 모시짜기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모시삼기는 쪼갠 모시올을 무릎 위에서 손바닥으로 비벼서 이어주는 것으로 실의 균일도가 정해지는 과정이며, 한산 모시의 균일도가 일정한 것은 모시삼기 기술이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삼은 모시를 광주리에 둥글게 사려 놓은 것을 모시굿이라고 하며, 모시굿 20개가 원사 한 필이 됩니다. 모시날기는 모시굿을 풀어 날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날실 다발로 만드는 작업이며, 모시매기는 날실에 콩풀을 먹여서 도투마리에 감는 작업입니다. 꾸리 감기는 씨실로 사용될 꾸리를 만드는 것으로 한 손에는 대나무 가락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모시 실을 쥐어서 실을 가락에 둘둘 감아 꾸리로 만든 다음 북에 끼웁니다. 이처럼 날실과 씨실이 모두 준비되면 베틀로 제직을 하게 됩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한산 모시짜기는 오랜 세월 여성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모시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모시짜기 종사자도 점차 줄어들면서 모시짜기 기술자의 보호와 전승을 위해 1967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한산 모시짜기는 세계가 인정한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