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밋자루 나도 몰래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내 친구 전관수의 애창곡인 천봉 작사, 한남복 작곡 <앵두나무 처녀>의 1절이다. 대개는 여기까지만 알고 있다. 이 노래는 다음의 2, 3절로 이어지며 재미있는 서사구조를 이룬다.
석유등잔 사랑방에 동네 촉각 맥 풀렸네
올가을 풍년가에 장가들려 하였건만
신붓감이 서울로 도망갔다니
복돌이도 삼용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서울이란 요술쟁이 찾아갈 곳 못 되더라
새빨간 그 입술에 웃음 파는 에레나야
헛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
달래주는 복돌이에 이쁜이는 울었네
조연인 삼용이나 금순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굼해진다. 동이의 손잡이처럼 그릇에 달린 손잡이는 쥘손이나 들손, 또는 족자리라고 한다. 서양식 동이인 양동이는 손잡이가 옆이 아니라 위에 달린 것이 동이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동이보다 비슷하되 조금 작은 그릇이 방구리인데, 술집에서 막걸리나 동동주를 담아 쪽박을 띄워 내오는 그릇이 바로 방구리다.
동이 (명) 질그릇의 한나. 흔히 물 긷는 데 쓰는 것으로, 보통 둥글고 배가 부르며 아가리가 넓고 양옆으로 손잡이가 달려 있다.
쓰임의 예 - 동이에는 물이 반쯤 차 있을 뿐 오랜 장마로 흙내가 물씬거리는 부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수산의 소설 <유민>에서)
- 불과 칠팔 인밖에 안 되는 식구지마는 한 광주리 밥과 한 동이 국, 한 동이 막걸리, 한 동이 숭늉을 다 먹어 버리고 말았다. (이광수의 소설 <흙>에서)
- 우물의 물은 날마다 더 줄어들어서 이제는 한 집에서 두 동이 이상을 가져갈 수가 없게 되었다. (박화성의 소설 <한귀>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쥘손 - 그릇에 달린 손잡이. = 들손, 족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