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아내를 '솥뚜껑 운전수'라고 부르는 간덩이가 부어도 단단히 부은 남자들이 있다. 그렇다면 남자는 솥뚜껑 운전수의 조수 노릇이나 할까 말까 한 미미한 존재 아닌가. 주제 파악을 제대로 했다면 그런 말을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기는 요즘애야 모두들 전자 밥솥을 쓰니까 운전을 하고 싶어도 운전할 솥뚜껑이 없다. 솥뚜껑은 소댕이라고도 부르는데, 소댕의 손잡이는 소댕꼭지라고 한다. 달밑은 솥 밑의 둥글게 된 부분, 솥전은 솥이 걸리도록 바깥쪽에 둘러 댄 전을 가리킨다. 솥전 대신에 세 개의 쇳조각을 붙여 솥을 걸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쇳조각은 솥젖이라고 한다.
노구솥은 놋쇠나 구리쇠로 만든 솥이고, 새옹은 작은 노구솥을 말한다. 작고 오목한 솥은 옹달솥, 줄여서 옹솥이라고 한다. 다갈솥은 전이 있는 옹솥, 오가리솥은 위가 옥은 옹솥을 가리킨다. 두멍솥은 아가리가 넓고 큰 가마솥으로, 나무로 짜서 반만 열고 닫게 만든 뚜껑을 단 것이다. 큰 가마솥은 용가마라고 한다. 주조 방법에 따라서도 솥의 이름이 달라지는데, 전통적인 방법으로 주조한 솥은 익부리, 근대식으로 만든 솥은 생부리로 불린다.
원래의 뜻대로 박을 타서 만든 바가지는 거의 구경하기 어렵게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집 안에서는 바가지를 긁거나 긁히고, 밖에 나가면 바가지를 쓰고, 더 재수가 없을 때는 똥바가지까지 뒤집어쓴다. 바가지는 갔지만 이름은 남아 있는 것이다. 동자박은 부엌일에 쓰는 바가지, 이남박은 쌀을 일 때 쓰는 바가지, 타래박은 자루를 달아 물을 풀 때 쓰는 바가지다. 가달박은 큰 바가지, 종구라기나 쪽박은 작은 바가지를 가리킨다. 조롱박이나 표주박은 호리병처럼 생긴 호리병박을 쪼개 만든 것인데, 표주박 중에서도 작은 것은 종굴박이라고 한다. 뒤웅박은 쪼개지 않고 꼭지 근처에 구멍을 뚫어 속을 파낸 바가지를 말한다.
두멍솥 (명) 물을 많이 담아 두고 쓰는 큰 가마나 독.
쓰임의 예 - 쇠로 큰 두멍을 만들어 두겹으로 포개고 그 위에 상을 베풀었다. (최남선의 수필 <심춘순례>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달밑 - 솥 밑의 둥글게 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