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에는 천하의 절경인 동강이 있고 그 동강 상류에는 어라연(魚羅淵)이 있습니다. "물고기가 비단결 같이 떠오르는 연못"이라고 해서 어라연이라 한 이곳은 동강의 많은 비경 가운데서도 경치가 아름답기로 으뜸인 곳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사람들이 절경에 홀려 비경에 몸을 던진다."고 했을까요? 흔히 하는 말에 천하절경을 본 사람은 많아도 천하비경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하듯이 비경이란 그야말로 아무나 볼 수 없는 곳이지만 명승 제14호 영월의 어라연은 비경이면서도 누구나 볼 수 있어 찾는 이가 많은 곳입니다.
어라연은 다른 말로 삼선암이라고도 하는데 옛날 신선들이 내려와 놀던 곳이라 하여 그렇게 불렸습니다. 삼선암은 강의 상부, 중부, 하부에 3개의 못이 형성되어 있고 그 목의 가운데에 옥순봉과 기암괴석들이 총총히 서 있어 마치 그 모습이 불상의 형상이나 짐승 같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동강은 남한강 수계에 속하며 정선, 평창 일대 깊은 골짜기를 흘러내린 물들이 정선 읍내에 이르면 조양강이라 부르고, 동남천 물줄기가 합해지는 정선읍 가수리부터 영월에 이르기까지의 구간을 '동강'이라 부릅니다.
산자락을 굽이굽이 헤집고 흘러내리는 동강은 마치 뱀이 기어가는 듯한 사행천(巳行川)을 이루고 있는데 전하는 말로는 1431년(세종 13년)에 큰 뱀이 바위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뱀은 길이가 수십 척이며 비늘은 동전만 하고 머리에는 두 귀가 나 있고 배에는 발이 네 개 달렸다고 하는데 실제 동강의 모습을 보면 큰뱀 이야기가 나돌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굽이 친 계곡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동강은 전 구간에 걸쳐 깎아지른 듯한 절벽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이 주변은 4억5천만 년 전에 솟아올라 형성된 석회암층 지역으로 강 주변에는 원추리, 홑왕원추리, 덩굴딸기가 자라고 갯버들, 키버들, 왕버들, 시무나무와 비술나무가 무리를 짓고 있으며 물속에는 어름치, 수달, 황조롱이, 원앙 등 천연기념물과 비오리 따위 야생동물의 집단서식지여서 명승으로서의 가치를 더해 주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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