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어느 날
거울 속의
낯익은 듯 낯선 내 모습
주름과 흰머리에
내가 놀라고
창가의 느티나무
나보다 키가 커서
나를 내려다보니
숲 속의 새들이
일제히 부르는 노래 소리에
꽃송이를 펼치며
화답하는 꽃들이 고와서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시의 샘에서
물을 길어내는
내 마음
깊이 들여다보고
내가 놀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