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편지를 다 쓰고 나면
글씨와 글씨 사이에
색연필로
선만 몇 개 그어도
명작이 됩니다
무지개 빛깔들이
종이 위에서
사랑으로 펄럭입니다
하루해가 모자라는
나의 그리움 또한
가장 선명한 빛깔로
살아납니다
색연필보다
더 고운
내 친구의 웃음소리
편지지 위에
흩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