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어느 일기

튼씩이 2019. 6. 24. 08:11

어느 날

거울 속의

낯익은 듯 낯선 내 모습

주름과 흰머리에

내가 놀라고


창가의 느티나무

나보다 키가 커서

나를 내려다보니

내가 놀라고


숲 속의 새들이

일제히 부르는 노래 소리에

꽃송이를 펼치며

화답하는 꽃들이 고와서

내가 놀라고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시의 샘에서

물을 길어내는

내 마음

깊이 들여다보고

내가 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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