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 - 설레다

튼씩이 2019. 6. 29. 14:37




우리의 하루는 별것 아닌 소소한 일들로 채워진다. 시시하다 여겨지는 일상들을 바삐 보내다 보면 내 마음은 돌보지 못하고 지나가기 일쑤이다. 그러다 문득 힘겹게 눈을 뜬 침대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지하철 안에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같은 회의에 빠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행여 내가 너무 초라해 보일까, 상대에게 부담은 주는 것은 아닐까 싶어 마음속에 눌러 담아놓고 마는 이야기들. 이렇듯 소소한 일상의 틈에서 나타나는 마음의 균열을 한 컷의 그림으로 담아낸 『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이 예담에서 출간되었다.

미술심리치료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노란 토끼 ‘설토’를 통해 마음의 끝에서 마주친 단상들을 표현한다. 설토를 따뜻한 노란색이 어우러진 귀엽고 예쁜 토끼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책 속에서 만나는 설토는 머리를 열고 속을 게워내고 있거나 집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온몸에 가시가 박혀 있기도 하다. 마냥 따뜻하지 않은 그림이지만 마음을 후벼 파다가 이내 마음을 데운다. 이는 근거 없는 낙관보다 내 마음 그대로를 인정하고 직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작가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괜찮다는 말로 덮어둬야만 했던 마음의 상처들을 대면하고 다독이게 될 것이다.  - yes24, 책소개에서 -



저자 : 설레다 (본명:최민정)

촘촘한 진행표로 에디터를 감동시키면서 정작 자신은 게으르다고 말하는 작가. 작업을 계속할 수만 있다면 365일 옷 한 벌로 살아도 그만이라면서 돈이 좋다고 말하는 작가. 카카오톡 이모티콘 팔아서 한 달에 3만 원 벌면서도 ‘설토(설레다 토끼)’에게 신세를 진다고 표현하는 작가. 원고 집필이 무슨 드라마 쪽 대본도 아니고, 분초를 다투는 마감 일정 속에서도 엄격한 칸트처럼 운동은 꼭 빼먹지 않고 하는 작가. 글과 일치하는 삶을 살고자 애쓰는 작가.
지은 책으로는 1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내 마음 다치지 않게』, 『내 마음도 모르면서』, 『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 등이 있다.


잘할 수 있다는 말보다 이제껏 잘해왔다고 말해주세요.

막연한 희망의 말 대신 잘 버텨왔으니 그만해도 괜찮다고,

힘내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막 울어버리면 된다고 말해주세요.

버티려고 애쓰다가 주저앉아버린 나 같은 사람이 당신 곁에 있다면요.  - 220쪽 -


'잊지 말아달라'는 말은

'잊혀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조금만 더 날 기억해달라'는 부탁인지도 모르겠네요.  - 128쪽 -


멋지게 나이 드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적어도 부끄럽게 나이 들지는 말자고 시간 앞에서 다짐해봅니다.  - 72쪽 -


잘 모르겠습니다.

비겁한 모습을 감추려고,

쑥스럽고 창피한 모습을 숨기려고,

흔들리며 불안해하는 마음을 덮으려고,

수없이 바꿔 쓰는 모습들.

그중 무엇이 진짜 나일까요. 

그 모두가 나의 일부라면 전부를 품은하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 70쪽 -


별일 없을 땐 스스로에게 한없이 나긋하다가 무슨 일만 생기면 차갑게 돌변하는 나. 스스로를 잘 아는 만큼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사람도 나. 자신에게 가장 냉정하게 굴었던 사람 역시 나. 그렇기에 힘이 되는 말, 따뜻한 말 한마디를 간절히 바랐던 상대도 바로 나였습니다.  - 6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