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맞춤법 해설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3절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 제20항 (2)

튼씩이 2019. 7. 11. 08:07



[붙임] 그렇지만 명사에 ‘-이’ 이외의 모음으로 된 접미사가 결합한 경우에는 명사의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 이러한 접미사는 결합하는 어근이 제약되어 있고 더 이상 새로운 말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고랑(← 골+ -앙)                터럭(← 털+ -억)               끄트러기(← 끝+ -으러기)
     모가지(← 목+ -아지)          소가지(← 속+ -아지)          오라기(← 올+ -아기)

‘모가치’와 ‘값어치’, ‘벼슬아치’, ‘반빗아치’는 명사에 ‘-아치’, ‘-어치’가 결합한 비슷한 구성이지만 명사의 원형을 밝혀 적는 것에서는 차이가 있다. ‘모가치(몫으로 돌아오는 물건)’는 ‘몫’과 ‘-아치’로 분석하면 ‘목사치’로 적을 가능성이 있지만 발음이 [모가치]인 것을 보면 ‘몫’의 옛말인 ‘목’에 ‘-아치’가 결합된 말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제 발음 [모가치]에 따라 표기도 ‘모가치’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모가치’와는 달리 ‘값어치’, ‘벼슬아치’, ‘반빗아치’는 이 조항에 비추어 볼 때 예외적이다. ‘값어치[가버치]’는 명사 ‘값’에 ‘-어치’가 결합한 말이므로 이 항의 규정에 따르면 ‘갑서치’로 적어야 한다. 그러나 명사 ‘값’이 독립적으로 쓰이고 ‘-어치’도 ‘백 원어치’, ‘천 원어치’, ‘천 달러어치’, ‘얼마어치’ 등의 형태로 비교적 널리 쓰여 왔다는 점에서 ‘값어치’로 원형을 밝혀 적는다. ‘벼슬아치’ 또한 ‘벼스라치’가 되어야겠지만 ‘-아치’가 비교적 여러 말에 붙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벼슬아치’로 적는다. ‘반빗아치’도 ‘반빗(예전에 반찬 만드는 일을 하던 직책)’에 ‘-아치’가 붙어서 된 단어이지만, 발음이 [반비다치]로 굳어져 있는 것과 ‘-아치’의 생산성을 고려하여 ‘반빗아치’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