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맞춤법 해설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3절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 제21항 (1)

튼씩이 2019. 7. 12. 08:02



명사와 용언 어간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는 그 명사나 어간의 원형을 밝혀서 적는다. 예를 들어 ‘값지다’는 명사 ‘값’에 접미사 ‘-지다’가 결합한 말이고 ‘덮개’는 어간 ‘덮-’에 접미사 ‘-개’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이들은 명사와 어간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으므로 원형을 밝혀 적는다.


     (값) 값지다            (꽃) 꽃답다             (끝) 끝내 
     (멋) 멋지다            (볕) 볕뉘                (부엌) 부엌데기
     (빚) 빚쟁이            (빛) 빛깔                (숯) 숯쟁이 
     (숲) 숲정이            (앞) 앞장                (옆) 옆구리
     (옷) 옷매               (잎) 잎사귀             (흙) 흙질 
     (높-) 높다랗다        (늙-) 늙다리            (읊-) 읊조리다


다만 다음 두 가지 경우에는 용언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


첫째,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이다. 이는 겹받침에서 앞에 있는 받침만 소리가 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핥다’에서 ‘할짝거리다’가 될 때에는 앞의 ‘ㄹ’만 발음되므로 원형을 밝히지 않고 ‘할짝거리다’로 적는다. 이에 비해 ‘굵다’에서 ‘굵다랗다’가 될 때에는 뒤에 있는 받침인 ‘ㄱ’이 발음이 되므로 원형을 밝혀 ‘굵다랗다[국ː따라타]로 적는다. 즉 겹받침에서 앞의 소리가 발음이 되면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뒤의 소리가 발음이 되면 원형을 밝혀 적는다.


‘넓다’에서 ‘널따랗다’와 ‘넓적하다’가 될 때도 이러한 기준이 적용된다. ‘ㄹㅂ’에서 앞의 받침이 발음되는 [널따라타]는 ‘널따랗다’로 적고, 뒤의 받침이 발음되는 [넙쩌카다]는 ‘넓적하다’로 적는다.


둘째, 어원이 분명하지 않거나 본뜻에서 멀어진 것은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광어(廣魚)’에 해당하는 ‘넙치’는 의미상으로는 ‘넓다’와 관련이 있어 보이지만 어원적 형태가 분명히 인식되지 않으므로 소리 나는 대로 ‘넙치’로 적는다. ‘올무(새나 짐승을 잡기 위해 만든 올가미)’도 의미상으로는 ‘옭다’와 관련이 있어 보이지만 어원적 형태가 인식되지 않는다. ‘골막하다(담긴 것이 가득 차지 아니하고 조금 모자란 듯하다)’ 또한 ‘곯다(담긴 것이 그릇에 가득 차지 아니하고 조금 비다)’와 어원적으로 직접 연결이 되지 않는다. ‘납작하다(판판하고 얇으면서 좀 넓다)’는 어원적으로 연관되는 말이 없으므로 소리 나는 대로 ‘납작하다’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