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시든 꽃

튼씩이 2019. 7. 17. 08:49

시들었다고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시든 꽃잎 위에 얹혀 있는

오래된 시간의 말

추억의 말

할 말은 많지만

참고 있는 꽃들이

가엾어 보입니다


시든 꽃 버리기 전에

아주 잠시라도

이별의 시간을 가지세요

그리고

조금은 울어도 좋습니다


이별 앞에서는

늘 슬픔이 먼저이므로

보내는 마음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해

자꾸만 눈물이 나려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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