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이해인시집(작은기쁨)

카드로 지은 집

튼씩이 2019. 7. 11. 08:21

내 어린 시절

수녀원에 간 언니가

보내준 천사 카드에

넋을 잃고 반했어요


아름다운 카드만 보면

늘 가슴이 뛰었어요

어른이 되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카드회사를 차리리라 마음먹었지요

종류별로 카드를 만들어 파는

아름다운 가게 주인이 되고 싶었어요


그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언니 따라 수녀원에 와서

날마다 벗들에게 카드를 쓰며 살아요

솔방울 조가비 꽃잎을 모아

예쁜 카드를 만들어

세상 곳곳에 보내는 천사가 되었어요

머지않아 카드로 만든

큰 집 한 채 지을 거예요


무너지지 않는

사랑의 집 한 채 지어

기쁨과 위로가 필요한 벗들을

초대할 거예요



'지난 게시판 > 이해인시집(작은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정일기 4  (0) 2019.07.15
우정일기 3  (0) 2019.07.12
응시  (0) 2019.07.10
어떤 걱정  (0) 2019.07.09
어색한 사이  (0) 20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