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한글맞춤법 해설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4절 합성어 및 접두사가 붙은 말 제27항 (2)

튼씩이 2019. 7. 24. 08:11





[붙임 1] 어원이 분명하더라고 이미 소리가 바뀐 경우에는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 '할아버지, 할아범'은 '한아버지, 한아범'에서 온 말이지만 [하라버지]와 [하라범]으로 발음이 바뀌었으므로 바뀐 대로 적는다.


[붙임 2] 어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도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 '며칠'은 '몇 년 몇 월 몇 일'처럼 '몇'이 공통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몇 일'로 쓰는 일이 많다. 그러나 '몇 일'이라고 하면 [며딜]로 소리가 나야 한다. 이러한 점은 '몇 월'이 [며둴]로 발음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발음은 [며칠]이라서 '몇일'로 적으면 표준어 [며칠]을 나타낼 수 없다. 따라서 '몇'과 '일'의 결합으로 보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적는다.


'아재비'는 옛말 '아자비'에서 온 말이다. 그렇지만 '아자비'가 '앚+아비'로 분석된다고 해서 형태가 변한 '아재비'를 '앚애비'로 적을 수는 없는 일이다. '오라비'도 이와 마찬가지다. '아비'를 분석해서 '올아비'와 같이 적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부리나케(서둘러서 아주 급하게)'는 어원적으로 '불이 나게'와 관련이 있지만 의미가 멀어졌으므로 '불이나케'와 같이 적을 이유는 없다. 이와는 달리, '섣부르다(솜씨가 설고 어설프다)'는 '설다(익숙하지 못하고 서투르다)'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섣부르다(←설부르다)'로 적는다.(한글 맞춤법 제29항)


[붙임 3] 합성어에서 실질 형태소가 의미를 유지하는 경우, 원형을 밝혀 적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齒, 虱]'는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간이', '덧이', 송곳이'로 적어도 'ㄴ' 소리가 덧나서 [니]로 발음된다고(표준 발음법 제29항) 설명할 수 있는데도 '간니', '덧니', '송곳니'로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기의 전통이 지속된 것은 '간이', '덧이', '송곳이'와 같이 적으면 [가ː니], [더시], [송ː고시]와 같이 발음하여 [간ː니], [던니], [송ː곤니]의 발음이 제대로 구사되지 않을 우려가 있어서이다. 그런 까닭에 단독으로 쓰일 때는 '이'로 적지만 합성어나 이에 준한 말에서는 '간니, 덧니, 틀니', '가랑니, 머릿니' 등과 같이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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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결합한 말의 발음


  '몇 일'로 적으면 [면닐]로 소리가 난다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일(日)'이 결합하는 경우 [닐]로 소리 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닐]로 소리가 나는 것은 '일[事]'이 결합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칠 일(七日)'은 [치릴]로 소리가 나지만 '칠일(칠을 바르는 일)'은 [칠닐]을 거쳐 [칠릴]로 소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