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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들 “근거 빈약·위험하다” 비판한 ‘기생충 학자’ 서민 교수 칼럼 보니…

튼씩이 2019. 7. 28. 10:30
‘기생충 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가 쓴 “그래, 나 친일파다”라는 제목의 24일자 <경향신문> 칼럼이 일부 언론인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MBC ‘PD수첩’ 박건식 CP(책임 프로듀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평소 서민 교수의 칼럼을 좋아했다고 밝히고는 “그런데 최근에는 특유의 촌철살인, 비유는 사라지고, 무리한 논리적 전개를 보이는 칼럼들이 보여 유감”이라고 전했다.

박 CP는 “기생충 학자가 깊게 파고든 분야로 여겨지지 않는 대목에서도 칼날을 마구 들이대면서 단정한다”며 “‘그래 나 친일파다’라는 칼럼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서민 교수가 “이번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해석의 문제니 얼마든지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표현한 부분이 “걸린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판결 이후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는 영역인가?”라고 반문, “3권분립과 사법정의 자체를 부정하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CP는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국가간 배상문제합의와 개인 배상 청구권은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어떤 <해석>의 문제가 존재하는가? 앞으로 대법원 판결이 나면, 대충 무시하고 해석으로, 협상으로 얼렁뚱땅 문제를 해결하면 되는가? 그런다면 사법부는 왜 필요한가?”라고 질타했다.

또 “정부 대응에 대해 회의적인 멘트를 날렸다는 이유로 방송사 앵커가 하차하기도 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언론탄압의 사례처럼 묘사했다”며 “SBS CNBC 원일희 앵커가 정부 대응을 비판하다가 문빠 등의 등쌀에 시달려 앵커직에서 내려온 것처럼 해석하기 좋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박건식 CP는 “서민 교수는 팩트부터 정확해야 한다”며 “원일희 앵커 발언 중 문제가 된 부분은 ‘의병으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때 그 방법으로 나라를 구하긴 했습니까?’라는 대목”이라고 사실관계를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19일 원일희 논설위원은 SBS CNBC 용감한 토크쇼 ‘직설’의 클로징 멘트를 통해 방송 하차 소식을 전하면서 “또 해보래도 반복할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정당성을 거듭 강변했다.

이에 대해 23일 언론노조 SBS본부는 ‘노설(勞說)’에서 “방송사 논설위원이 문제적 발언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마치 부당한 압력으로 물러나는 피해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몹시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 자유를 얻어내기 위해 수많은 세월 동안 피와 땀을 바친 모든 이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특히 “이번 논란은 SBS 경영진과 SBS CNBC 책임자들의 책임 방기가 빚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그동안 원 위원은 SBS의 각종 뉴스 프로그램과 SBS CNBC의 ‘직설’에 출연하면서 여러 차례 공정성 논란과 적정수위를 넘나드는 선정적 발언으로 안팎에서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SBS 보도 책임자들은 이런 지적을 마이동풍으로 흘려 들으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SBS CNBC 경영진도 방송 감시 기능과 공정성 강화 요구에 귀를 막은 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후 맥락 없이 서민 교수는 해당 칼럼에서 “정부 대응에 대해 회의적인 멘트를 날렸다는 이유로 방송사 앵커가 하차하기도 했다”고만 적고 있다.

박건식 CP는 “서민 교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그의 주장의 근거는 매우 빈약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거듭 비판했다.

KBS 최경영 기자도 자신의 SNS에 서민 교수의 해당 칼럼을 공유하고는 “허술한 비유를 제외하고는 참신한 경제적 논리, 근거, 일본이 이긴다는 요인을 단 하나도 제시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최 기자는 “자기도 잘 모르는 곳에 다리 하나 걸쳐보자는 자세”라고 비꼰 뒤 “반면교사로 삼는다. 절대 이래서는 안 된다. 모르면 조용하든지. 아는 만큼만 이야기하자. 이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