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표준어규정 해설

제2부 표준 발음법 제4장 받침의 발음 제12항 (1)

튼씩이 2019. 10. 26. 10:17





이 조항은 받침으로 쓰이는 의 발음을 규정하고 있다. 받침으로 쓰인 은 뒤에 어떠한 말이 오든 원래 음가대로 발음되지 못하고 변동을 겪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변동의 양상이 조건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이 조항에서 받침 의 여러 가지 발음에 대해 규정하였다. 이 조항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조건에 따라 받침 뒤에 자음이 오는 경우와 모음이 오는 경우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3은 받침 뒤에 자음이 오는 경우이고 4는 모음이 오는 경우이다.

 

1.  'ㅎ(ㄶ, ㅀ)' 뒤에 평음 , , 으로 시작하는 말이 결합하는 경우로 주로 용언 어간 뒤에 어미가 결합할 때 나타난다. 이때에는 , , 이 합쳐져서 격음인 [, , ]으로 발음된다. 용언 어간과 어미가 결합한 경우는 아니나 음운 환경이 같은 싫증에서는, ‘[]으로 줄지 않고 [실쯩]으로 발음된다. 이는 ()’이 붙는 말의 일반적인 발음 경향과 같다. ‘염증[염쯩], 건조증[건조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단어의 둘째 음절 이하에 놓일 때에는 경음화가 잘 일어난다. ‘싫증도 이러한 경향에 따라 [실쯩]으로 발음한다.

 

한편 1[붙임]에 따르면 은 평음 앞에 올 때뿐만 아니라 평음 뒤에 올 때에도 격음으로 합쳐진다. 1[붙임 1][붙임 2]는 이런 경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붙임 1]은 한 단어 내에서 평음 뒤에 이 올 때 격음으로 줄어드는 경우를 다루고, [붙임 2]에 앞서는 자음이 원래는 이 아니지만 대표음 []으로 바뀐 후 과 합쳐져 []으로 바뀌는 경우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이 평음 뒤에 놓이면서 이 두 자음이 하나의 격음으로 줄어들 때에는 꽂히다, 넓히다와 같이 용언 어간 뒤에 접미사가 결합하는 경우와 아닌 경우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용언 어간 뒤에 접미사가 결합하는 경우에는 평음과 이 곧바로 줄어든다. 그래서 꽂히다넓히다[꼬치다][널피다]로 발음된다. 반면 그 이외의 경우에는 먼저 앞에 있는 자음이 대표음으로 바뀌거나 또는 겹받침의 경우 자음이 탈락하는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된 후 과 축약된다. ‘낮 한때[나찬때]가 아니라 [나탄때]로 발음하는 것, ‘닭 한 마리[달칸마리]가 아니라 [다칸마리]로 발음하는 것은 모두 이러한 차이점과 관련된다. 낮 한때의 경우 이 대표음 []으로 바뀐 후 과 결합하여 []이 되며, ‘닭 한 마리의 경우 의 겹받침에 자음군 단순화가 적용되어 발음이 []이 된 후 과 결합하여 [다칸]이 되는 것이다.

 

2. 'ㅎ(ㄶ, ㅀ)' 뒤에 이 결합하는 경우에는 을 발음하지 않고 그 대신 []으로 발음하게 된다. 이것은 표면적으로 이 합쳐져 []이 되는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여기에 대한 해석에는 이견이 있다.(‘더 알아보기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