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표준어규정 해설

제2부 표준 발음법 제4장 받침의 발음 제12항 (2)

튼씩이 2019. 10. 27. 10:59





3. ‘뒤에 이 결합할 때에는 []으로 발음한다. 그래서 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 뒤에 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결합하면 놓는[논는], 쌓네[싼네]’와 같이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것을 앞에서 곧바로 으로 바뀌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놓는[논는], 쌓네[싼네]’ 등에서 []으로 발음하는 것은 뒤에 오는 에 동화되는 현상인데, ‘에 동화되어 []으로 발음되려면 먼저 []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놓는[녿는 논는]’, ‘쌓네[싿네 싼네]’에서와 같이 먼저 이 대표음인 []으로 바뀐 후 에 동화되어 []이 되었다고 해석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이것은 제18항에서 음절 종성에 놓일 때 []으로 발음되는 자음 목록에 을 포함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붙임]에서는 'ㄶ, ㅀ' 뒤에 이 결합하는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 이때에는 이 발음되지 않고 앞의 자음인 이 발음된다. 따라서 않네[안네], ‘뚫네[뚤네 뚤레]로 발음된다. [뚤네 뚤레]의 변화는 뒤에 오는 로 바뀌는 음운 현상에 따른 것으로 표준 발음법 제20항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4. ‘뒤에 모음이 오더라도 은 온전히 발음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이 다른 자음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탈락한다. ‘뒤에 모음이 오는 경우는 으로 끝나는 용언 어간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어미, 접미사)가 결합할 때인데, ‘낳은[나은], 쌓이다[싸이다], 끓이다[끄리다]’에서 보듯 모두 이 탈락한다.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식 형태소가 오면 원래는 연음이 일어나서 받침 은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발음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탈락한다.

 

이 단어 둘째 음절 이하의 초성에 놓이면 을 온전하게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령 한자어 중 고향, 면허, 경험, 실학과 같은 단어나 진술하다, 신선하다, 셈하다, 주저하다와 같은 복합어에서는 을 그대로 발음해야 하는 것이다. 현실 발음에서는 이런 경우의 을 발음하지 않기도 하는데, 모두 표준 발음은 아니다.

 

의 발음 변화

 

닿소[:]’와 같이 'ㅎ(ㄶ, ㅀ)' 뒤에 이 결합할 때 []으로 실현되는 것을 설명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앞서 보인 대로, ‘이 곧바로 축약되어 []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먼저 대표음 으로 바뀌고(ㅎㅅ → ㄷㅅ) ‘뒤에서 이 경음으로 바뀐 후(ㄷㅅ → ㄷㅆ) ‘앞에서 이 탈락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비록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실제로 각 단계를 현실 발음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단 표준 발음법에서는 젖살[젇쌀]’과 같이 앞의 을 온전히 발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과 충돌이 일어난다는 점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