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나는 죽는 것보다 살찌는 게 더 무서웠다 - 라미

튼씩이 2020. 2. 9. 13:49






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현대인이 생각보다 많다. 오늘의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며 폭식하는 사람, 유난히 매운 음식, 유난히 달콤한 음식을 먹으며 자기합리화하는 사람, 지나치게 섭취 음식을 제한하며 희열을 느끼는 사람, 습관적으로 다이어트를 하거나 음식 칼로리에 집착하는 사람 등 식이장애는 넓고 다양하게 현대인을 괴롭히고 있다.

작가는 20대의 대부분을 폭식 후 구토를 반복하는 극단적인 식이장애를 앓으며 보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서 몰래 먹고 토하는 것을 반복했지만, 단 한 번도 가족에게 들키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것을 다이어트의 연장선이며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했지,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은 식이장애를 겪고 있음에도 자각하지 못한 현대인들, 식이장애를 인식했지만 치료에 소극적인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것도 식이장애인가? 내가 지나치게 외모에 집착하나? 왜 우리는 마른 몸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왜 우리는 아름다워야 하는가? 등 사람들의 평가 기준이 외모로만 향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결국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작가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한다. 결코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말을 함께 전한다.


 - 출판사 리뷰, yes24에서 -



식이장애 환자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대부분 병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감추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환자 수가 훨씬 많으며 젊은 여성 4명 중 1명이 식이장애가 있다고 추정된다. (중간 생략)

일례로 채용 시 직무와 상관없이 키나 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여성 지원자의 외모 평가가 남성에 비해 6배나 높고 처벌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중간 생략)

최근 식이장애는 걸리는 연령이 10세 이하로 점점 낮아져 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간 생략)

일반적으로 식이장애는 지속기간이 평균 6년에 이르지만 조기 치료하면 100%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식이장애를 개인의 의지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식이장애가 질병임을 인식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   - 7073-



외모로 사람 - 여자가 주로 대상이지만, 요즘은 남자도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을 판단하는 세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의 경험담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낸 책이다.


먹는 것과 관련해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식이장애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주로 여자)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혼자 감내하기보다는 주위 사람과 상의하고 협력해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 사실이지만, 자신의 치부(?)를 내놓고 함께 관리하기에는 어려운 것도 현실이라는 생각이다.

작가가 식이장애라는 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힘쓰는 모습에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책 후반부로 가면서는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안쓰러움과 함께 왠지 모를 거부감 - 남자이기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하나 -이 느껴지는 감정은 어찌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