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우표이야기

해양보호생물 기념우표

튼씩이 2021. 5. 30. 08:50

지구 생물의 80%가 바다에 살지만,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바다 생물은 1%에 불과합니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해양생물의 멸종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개체 수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해양생물 80종을 지정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해양보호생물 중 바다거북 4종을 우표로 발행합니다.

바다거북은 무려 1억 5천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안 개발 등으로 산란장이 훼손되기도 하고, 폐비닐을 먹이로 오인하여 먹거나 폐그물이 몸에 감기는 등 인간의 활동으로 바다거북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국내 연안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매부리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장수거북, 푸른바다거북 등 4종을 해양보호생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바다거북은 생김새에 따라 이름이 정해지는데 ‘매부리바다거북’은 위턱 앞 끝이 매의 부리처럼 뾰족하여 ‘매부리바다거북’으로 불립니다. 등갑이 날카롭고 앞판이 뒤판을 누르는 독특한 형태로 되어 있으며, 다른 바다거북에 비해 무늬가 매우 화려합니다. 바다거북 중에서 가장 열대성인 동물에 해당하며, 해면동물이나 연산호류를 즐겨 먹습니다. 중부 대서양, 인도-태평양 해역에 살고 있으나, 주요 산란지는 몇 군데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에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붉은바다거북’은 그 이름처럼 몸 전체가 진한 붉은색을 띠는데, 유난히 머리가 커서 로거헤드(Loggerhead Turtle)라고도 불립니다. 어린 시기에는 주로 게나 갑각류를 즐겨 먹고 어른이 되면 잡식성이 되지만 채식보다는 육식을 선호합니다. 붉은바다거북은 동쪽의 강릉부터 서남쪽의 제주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5~8월 사이에는 산란장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한국에 출현하는 태평양 개체군은 대부분 일본 남부에서 번식하는데, 매우 드물게 한국에서 번식한 기록도 있습니다.

 

 



‘장수거북’은 커다란 등갑을 이고 있는 모습이 마치 가죽갑옷을 입은 장수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졌습니다. 뛰어난 잠수 실력으로도 유명한 장수거북은 최대 1,000m 이상의 깊은 곳에서 최대 90분 정도 잠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산란기에는 바다거북 중에서도 가장 먼 거리를 회유하고, 분포지도 가장 광범위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발견됩니다. 가장 큰 성체는 길이 3m, 무게 900㎏가 넘어 코모도왕도마뱀이나 바다악어와 함께 현존하는 가장 큰 파충류로 분류됩니다.

 

 


등갑(등딱지) 속 지방질이 푸른색을 띠어 이름 붙여진 ‘푸른바다거북’은 머리가 작고 등갑이 단단하며, 다른 거북에 비해 비교적 몸이 납작한 편입니다. 새끼 때는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성이지만 성체가 되면 해초나 해조 등을 먹는 채식성으로 바뀝니다. 바다거북 중 유일하게 체온을 높이고자 육지에 올라와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여름철 남해안과 제주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해양보호생물을 허가 없이 포획·훼손할 경우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번에 발행한 우표에서 우리 바다를 공유하고 있는 바다거북 4종을 확인하고, 해양생물들의 보전 가치를 되새겨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