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이라는 말이 있다. 이때의 ‘뜬’은 ‘뜨다’의 관형형이고, ‘금’은 돈을 말한다. 곧 ‘떠있는 돈’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뜬금’이란, 제자리에 묶여 있지 않고 제 마음대로 올랐다 내렸다 하는 물건값을 말한다.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니, 굳이 한자말로 바꾸자면 ‘변동가’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들쑥날쑥하거나 갑작스럽고도 엉뚱한 모양을 ‘뜬금없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낱말 뜻대로라면 ‘뜬금으로’ 또는 ‘뜬금처럼’으로 써야 앞뒤가 통하게 된다. 그런데도 ‘뜬금없이’로 쓰고 있는 것은, 이때의 ‘없다’를 부정으로 쓴 게 아니라 강조하는 말로 붙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용례는 가끔 눈에 뜨인다. ‘안절부절’이란 말은 몹시 불안하고 초조하여 어쩔 줄을 모르는 모양을 표현하는 말인데, 그 동사형은 ‘안절부절하다’가 아니라, ‘안절부절못하다’이다. ‘뜬금없이’에서처럼, 이때에도 ‘못하다’는 부정이 아니라 강조의 구실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https://www.urimal.org/594?category=411632 [한글문화연대 누리집]
[아, 그 말이 그렇구나-86] 성기지 운영위원 201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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