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책을 읽자

살아만 있어줘 - 조창인

튼씩이 2022. 2. 16. 12:59

 

 

읽으면서 가슴이 아려워고 눈물 흘릴 줄 알면서도 책을 펼쳤고, 손에서 놓지 못하고 눈물을 찔끔거리면서 끝까지 갔다. 은재가 끝까지 아빠임을 밝히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작가들은 참 잔인하다. 잔인하지 않고 평범하면 소설이 재미없고 밋밋할까? 그럴 줄 알면서도 그 작가의 책을 또 펼쳐보는 나도 이상한 놈일까?

 

주인공 해나는 일찍이 아빠를 잃고, 얼마 전 엄마까지 여의었다. 해나가 20년 동안 살아온 날들 중에는 밝게 웃은 날보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방황한 날이 더 많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은재는 지난 20년 동안 소설을 쓰며 살아온 작가이다. 20년 전 잃어버린 운명의 사랑 인희를 여전히 그리워하며 소설 쓰기로 생을 위무해 가는 그는,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살아만 있어줘』는 ‘죽음’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은재와 해나가 시련과 상처를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생의 끝자락에서 만난 두 사람은 수없이 많은 갈등과 시련을 겪지만 차츰 용서와 화해의 바탕 위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거두어내고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죽음이란 삶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주어진 삶의 마지막까지 참고 견뎌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고통인 생이 있다.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 만큼 괴로워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되풀이할 수 없는 순간이며,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순간이다.

은재는 해나가 진정으로 삶을 받아들이기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은재가 해나를 위해 지핀 불씨는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의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해나는 하루하루 살아내기 힘들 때마다 은재가 남긴 사랑의 불씨를 되살리며 용기를 내게 될 것이다.  - YES24 책소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