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당시의 어느 부대. 사단 전체를 통솔하는 수장은 자신의 성 불능을 감추고 이혼 후 젊은 간호사 출신의 류롄을 만나 재혼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순조롭지 못하다. 그때 상부의 지시로 젊은 군인 우다왕이 사단장의 집에 파견되어 취사와 청소를 담당하게 되자, 류롄은 ‘인민을 위해 봉사하라’라는 마오쩌둥의 혁명어를 내세우며 자신에게도 성과 애정의 봉사를 해줄 것을 강요한다. 우다왕은 처음엔 그녀의 요구를 거부하지만, 승진의 문턱에서 사단장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되자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류롄과 애정 행각을 벌이면서 우다왕은 점차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욕망에 눈뜨게 되고, 육체적 사랑이 깊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새로운 권력 관계가 형성된다.
파격적이고 시적인 성애 묘사로 논란의 중심에 놓였던 이 작품이 당국으로부터 금서 조치까지 받은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마오쩌둥이라는 지고한 존재가 내세운 혁명의 모토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지극히 인간적인 욕망의 언어로 전락시킴으로써 혁명 전통을 희화화했기 때문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중국 사회에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라는 한마디는 혁명 언어의 경전이자 무소불위의 금언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언어를 인간의 욕망으로 해체함으로써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개개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근원을 확인하고자 했다.
이 작품은 체제에 의해 부정당한 사랑과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문학인으로서의 노력과, 개혁개방이 시작된 지 40년을 향해 가는 지금까지도 중국 사회의 불안 요소로 남아 있는 혁명의 잔재를 해소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을 담았다.
- yes24 출판사 리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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