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왕실문화 인문강좌(국립고궁박물관)

궁중장식화 - 어디에 놓였을까, 편전

튼씩이 2022. 8. 6. 10:14

2) 편전

 

편전은 의식의 공간인 정전과 국왕의 일상생활공간인 내전을 연결하는 곳이며 국왕의 일상적인 사무공간이다. 편전의 실내에는 남향하여 어좌가 설치되고 신하들은 동서로 나뉘어 서 있게 된다. 어좌 뒤에는 정전과 마찬가지로 일월오봉병이 설치되었으나 전각의 규모나 어좌의 형식에 따라 크기가 작은 오봉병이나 오봉 장지가 설치되었다.

 

편전은 정전과 다르게 오봉병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병풍이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주로 감계적인 내용의 병풍이 사용되었는데, 그 내용을 그대로 옮겨 쓴 서예 작품(서병, 서축)이나 그림으로 옮긴 고사도 병풍이 주를 이루었다. 서축과 서병의 주제로는 대보잠(大寶箴), 대루원기(待漏院記), 무일편(無逸篇)억계(抑戒)등이 임금과 신하가 새겨야할 글들이 주종을 이루며, 고사도 병풍의 경우는 역대 제후의 선악 고사도 병풍과 경직도 병풍 등이 있다.

 

편전에 놓은 다양한 매체의 글씨와 그림은 어좌의 구성처럼 하나의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큰 병풍들은 어좌 뒤, 혹은 오봉병의 양 옆에 설치되어 주변을 감싸는가 하면, 족자 형태의 서축은 건물의 내외부 벽이나 기둥에 걸리기도 하였다. 특별히 일관된 원칙은 없으나 성종이 군주가 감계해야할 내용인 대보잠의 문구는 선정전에 달고, 신하가 경계해야할 대루원기는 바깥 벽에 달도록 한 것을 미루어 볼 때, 내용에 따라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구별하기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17)

 

17) 『성종실록』, 성종 14년(1483년) 10월12일 命模傳趙孟頫書字, 寫《大寶箴》鏤板, 懸于宣政殿, 寫《待漏院記》, 懸于殿門外(璧)〔壁〕 。 仍傳于承政院曰: "爾等亦懸《待漏院記》于院壁, 以自觀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