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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3388. 탐진에서 개경에 보내려던 청자 두꺼비모양 벼루

튼씩이 2016. 9. 20. 14:19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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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9. 20.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가면 두꺼비 모양의 벼루가 소장되어 있습니다. 바로 보물 제1782호 “청자 퇴화문(붓이나 대쪽으로 유색토를 도자기 몸에 두껍게 쌓아올리고 새기는 무늬) 두꺼비모양 벼루”가 그것인데 이 벼루는 태안 앞바다 밑에서 대접, 접시, 완, 발우, 주자, 향로, 도기, 목간과 함께 출토된 것입니다. 특히 같이 출토된 목간에서 ‘탐진현재경대정인수호부사기일과’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는데, ‘탐진(현재의 강진)에서 개경에 있는 대정 인수 집에 도자기 한 꾸러미를 보낸다.’는 내용임을 알 수 있지요.

이 벼루는 두꺼비의 머리와 몸체, 다리에 이르기까지 비례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고 눈동자와 발톱까지 잘 표현했습니다. 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두꺼비 형태는 물론 철화와 퇴화 기법을 써서 검고 하얀 반점으로 울퉁불퉁 도드라지게 표현한 두꺼비 피부는 압권입니다. 앞ㆍ뒷발과 주둥이는 오목새김선(음각선)으로 세부 모양을 처리하였지요.

이 청자벼루는 함께 출토된 청자와 목간 내용을 분석하여 만든 때가 대체적으로 12세기 전반 무렵으로 짐작합니다. 청자 벼루는 고려시대 보기 드문 것으로 유물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 “청자 퇴화문 두꺼비모양 벼루”는 출토된 곳과 만든 때 그리고 수요처, 수요자가 비교적 정확한 편이어서 시대성을 비롯해서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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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속풀이 281>

홍성 가무악(歌舞樂)전국대회, 모두가 만족하는 잔치



지난주에는 산타령의 예능보유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창남 명창의 경서도 소리공연 이야기를 하였다. 평생을 무대에서, 방송국에서, 전수교육장에서 후진들을 키워오며 살아온 80을 넘긴 고령의 최명창이 해마다 제자들과 함께 소리판을 꾸준히 열고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노테크를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 대형 국악공연을 기획해서 흥행 공연을 많이 했던 김뻑국씨에 따르면 “국악계 누구, 누구 온다고 해도 최창남 빠지면 지방공연은 계약이 성사되기 힘들었다”는 경험담도 소개하였다.

최창남은 황해도에서 인천으로 내려와 정착을 했고, 그곳에서 민형식을 위시하여, 신경문, 김추월, 양소운, 임명옥, 최경명 등 당대 이름을 날리던 서도 명창들에게 수심가, 사설방아타령, 산염불, 난봉가 류의 소리를 익혔다는 이야기, 이은관의 소개로 벽파 이창배 명인을 만나 시조며 가사, 좌창, 입창, 민요, 등 경서도 소리 전 바탕도 배웠다는 이야기, 그의 소리속에는 굳세고 부드러운 강유(剛柔)와, 밝고 어두운 명암(明暗)이 교차하고 있으며 진하고 옅은 농담(濃淡)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현란한 기교들이 숨어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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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속풀이에서는 지난 9월 3-4일 홍성에서 개최되었던 <가무악 전국대회> 이야기를 계속한다.

충청남도 홍성은 현재 도청 소재지로 내포문화권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고려시대의 최영 장군을 위시하여, 사육신의 대표격인 충신 성삼문, 근래에는 김좌진, 한용운, 등 한국의 역사적 인물이 배출된 곳이다. 또한 국악과 관련해서는 명고수 이면서 승무, 살풀이 등의 명무였던 한성준을 배출한 예향이며 명공 석사나 선비들이 즐겨 부르기도 했던 시조가 널리 불리기도 한 지역이다.

그래서 현재, 충청남도는 내포제시조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는데, 서산, 홍성을 중심으로 하는 윗내포제와 부여, 보령, 공주를 중심으로 하는 아랫내포제 시조가 전승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시조를 제외한 관현악이나 지역의 특징을 담고 있는 성악 등 일반적인 국악의 공연은 활발하지 못해서 전통음악의 불모지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에 12회 <홍성 가무악 전국대회>를 열 수 있었던 배경은 <입춤>의 예능보유자인 최윤희 명무를 위시하여 지역의 민간 예술인들이 힘을 다하고, 그 위에 홍성군청이나 충청남도가 후원을 해주는 형태, 소위 민(民)과 관(官)의 합작품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특히 홍성지역은 현재 인구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고, 전, 현 군수를 위시해 지방자치 단체의 의원, 문화원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의 유지들이 고유한 전통문화를 발굴하고 전승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에 전통예술분야도 상당부분 탄력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머지않아 국악의 저변을 확대시키는 모범적인 지역이 되리라 믿고 있다.

이 <홍성가무악> 대회는 무용분야, 판소리분야, 기악분야, 민요분야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졌다. 각 분야는 또한 연령이나 실력에 따라 학생부와 일반부로 구분되어 있으며 일반부는 초보자들을 위한 신인부와 명인부로 구분되어 있어 참가자의 범위를 적절히 확대시켜서 축제의 성격을 띄고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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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참가자 수는 작년의 경우, 100여명을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올해에는 예년에 비해 약 2배 정도인 200여명이었다. 마침 대회 당일은 한가위 명절을 앞둔 휴일이었고, 일반 나들이객이나 성묘객들이 서해안 고속도로를 꽉 메웠음에도 많은 경쟁자들이 새벽부터 모여들어 출전준비를 하는 모습에서 본 대회의 수준이라 할까, 객관적 권위를 느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실기능력 수준도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의하면 매우 높다는 평가였다. 대회는 첫날 예선대회를 치루고, 다음날은 예선을 통과한 출전자들이 결선대회를 치루었다. 필자는 심사위원장을 맡아 학생부 예선이 시작되기 전에 홍성문화원에 모인 출전자들을 상대로 심사규정과 심사 주안점을 제시하였으며 경연이 끝난 다음에는 전체적인 심사평을 했다.

성악에 있어서는 판소리나 민요 등 각기 다른 장르에 따라 고유한 발성법이나 창법, 사설의 암기 및 발음에 대한 정확성을 강조하였고, 기악에 있어서는 각 악기의 특징적인 발음법과 악기를 쥐는 법과 연주 자세, 무용은 발동작과 장단, 춤사위 등 느낌의 유지 등을 강조하였다. 심사위원들의 채점표는 경연이 끝난 즉시 경연장 입구에 게시하여 누구든 확인이 가능토록 조치하였다.

특히 결선대회는 교육부장관, 문광부장관, 국회의장상이 걸려있어 치열했던 편이다. 각 분야의 종합대상 수상자는 홍성시민들이 지켜보는 야외무대에서 심사위원 전원이 공개적으로 선발하여 가무악 대회를 홍성군의 축제와 연계시킨 것도 돋보였으며 이와 함께 시상식에 앞서 마련한 딸림행사 역시 인상적이었다.

특별공연에 국악의 명인, 명창 외에도 학생들이나 젊은 연령층이 선호하는 가수들을 초대해 성황을 이룬 것도 국악과 지역민들을 자연스레 연결시키는 고리가 되었다고 하겠다. 결과적으로 경연 참여자, 심사위원, 주최자, 후원자, 홍성군민 모두가 질서를 지키며 잔치 속에서 즐긴 행사로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미덕을 발휘한 대회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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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한 범 / 단국대 명예교수, 한국전통음악학회장

소장 김영조 ☎ (02) 733-5027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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