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우표이야기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기념우표

튼씩이 2023. 2. 20. 12:59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을 거치며 다수의 문화재를 약탈당했습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나라 밖 문화재(국외 소재 문화재) 22만 9천여 점이 해외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정사업본부는 문화재청과 협업하여 환수 문화재 4종을 주제로 ‘다시 찾은 소중한 문화유산’ 기념우표를 발행합니다.

‘나전국화넝쿨무늬합’은 ‘나전 화형합’과 ‘소형합’ 4개로 구성된 세트 중 한 점이며, 길이 9.7㎝, 높이 3.5㎝ 꽃 모양의 작은 합(盒)입니다. 일본의 개인 소장자에게 구입하여 2020년에 국내로 환수하였는데, 지금까지 전해지는 유물 완품은 전 세계에 단 3점뿐이라고 합니다. ‘극정교(極精巧)’, ‘세밀가귀(細密可貴)’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고려 나전칠기의 최전성기였던 12세기 작품으로 고려시대의 세련된 미의식이 투영된 미술 공예품입니다.



‘낙수정 출토 범종’은 일제강점기에 수집한 것을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소장해오던 일본인이 1999년에 기증하여 70여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범종의 형태가 통일신라 범종과 비슷한 것으로 보아 10세기 중반에서 11세기 전반에 빚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용뉴(종의 꼭대기 장식)가 일부 훼손되었으나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 초기 범종 양식의 변천 과정과 제작 방법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닙니다.



`감지은니묘법연화경`은 검푸른 종이에 금니로 변상도를 그리고, 은니로 대승불교의 경전 중 하나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필사한 고려시대의 사경입니다. 7권 가운데 권5에 해당하는 사경으로 미국의 소장자에게 2019년에 구입하여 국내에 환수하였습니다. 14세기 고려시대 후반의 특징적인 요소를 보이는 변상도를 갖추고 있고 표지화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습니다.



‘동제불감 및 은제금도금관세음보살좌상’은 (사)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뒤 기증하여 2018년,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불감은 불상을 모시는 감실(龕室)로, 나무나 돌, 쇠 등으로 만들며 불교미술과 금속공예의 변천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됩니다. 동제불감은 14세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불감과 함께 돌아온 관음보살상은 동제불감과 일체를 이뤘던 유물로 추정됩니다.



나라 밖 문화재 환수는 국가 간 정치·경제·문화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어렵게 다시 찾은 우리의 문화재 넉 점을 살펴보고, 해외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 환수에 관심을 가져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