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자 2073

'밀크 바오밥' '마이크로 바이옴'…외국어로 가득한 한국 화장품 표기

‘퍼펙트 스타일링 세럼 샴푸’, ‘퍼펙트 오리지널 세럼 컨디셔너’, ‘모이스춰 클리닉 샴푸’, ‘모이스처 버블 핸드워시’, ‘밀크 바오밥 바디워시’. 마트를 방문하면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두발용·목욕용 화장품 제품명들이다. 마땅히 대체할 어휘가 없는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등을 제외하더라도 ‘퍼펙트’, ‘스타일링’, ‘오리지널’, ‘모이스처’ ‘버블’ 등의 외래어가 눈에 띈다. 제품 전면을 아예 영어로만 표기한 상품도 수두룩하다. 취재 결과, 관련 법령에 한글 제품명의 크기·위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단서가 없는 데다,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이러한 상황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글문화연대가 서울, 경기 등 16개 지역에 거주하는 14..

[쉬운 우리말 쓰기] 이해하기 힘든 공공기관 보도자료

'거버넌스', '뉴 노멀', '도슨트'. 보기만 해도 생소한 단어다. 모두 정부나 지자체, 기관에서 쓰는 보도자료에 표기된 외국어다. 보도자료는 기사화하기 전에 기자에게 전달되는 자료다. 쉽게 말해 홍보 담당자가 알기 쉽게 정리 요약한 형태로 작성한 글이다. 한글문화연대는 지난 2020년 정부 보도자료에 표기된 외국어를 국민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거버넌스'의 경우, 국민 평균 이해도는 15%에 그쳤고, 70세 이상 평균 이해도는 0%에 그쳤다. '뉴 노멀' 역시 이 단어에 대한 이해도는 국민 평균 20%, 70세 이상 평균 2%로 극히 낮았다. (중략) 한글문화연대는 중앙정부와 전국 17개 시도 지자체의 누리집에 올라온 올해 1분기 월별 보도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중앙정부 기관의 경우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욜드 대신 청노년

이번에 새로 다듬은 외국어 신조어 ‘욜드’는 마치 갈라파고스섬의 생물 같다. 애초 바다 건너에서 들어왔으나 어느새 다른 육지나 섬에서는 모두 멸종하고, 오로지 갈라파고스에서만 살아남은 희귀 생물. ‘욜드’ 역시 해외에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 전해졌으나 현재 그 어느 나라에서도 용례를 찾을 수 없고 오로지 우리 언론에서만 종종 쓰이니 말이다. ‘욜드(YOLD)’란 ‘young old’를 줄인 말이다. 우리말샘 사전에 따르면 “노령기에 접어든 베이비 붐 세대로 이루어진, 65세부터 75세 사이의 노인층을 이르는 말”이다. 즉 ‘젊은 노인’이라는 뜻이다. 우리 언론에 최초로 등장한 것은 2019년 11월 에서다. 당시 기사는 “일본 사람들은 곧잘 일본식 영어를 만들어 역수출하는 재주가 있다. 가라오케가 대표적인..

[알기 쉬운 우리 새말] 금융 분야의 새말들

최근 들어 금융 분야의 외국어 용어가 속속 눈에 띄고 있다. 디지털/가상현실 분야야 워낙 새로이 떠오르는 기술 영역이기 때문에 외국어 신조어가 피치 못하게 생겨날 수 있다지만(‘디지털’ 자체도 우리말로 다듬어져 정착하는 데 실패한 용어다), 금융은 전혀 ‘새로운 분야’가 아니다. 유럽에서 그 연원이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사업일 뿐 아니라(세계 최초의 중앙은행이 생긴 것은 1674년이다) 비록 중국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어이긴 하나, 100여 년 전 개화와 함께 ‘금융’과 관련된 주요 개념들이 우리말로 정착했다. 그런데 새삼 이들이 영어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 이유로는 금융 시장의 세계화, 서구에서 공부한 학자들의 영어 과용 그리고 언중이 이를 거르지 않고 받아들인 탓 등등을 들 수 있을 ..

“다 읽은 책은 ‘북트럭’ 아닌 ‘책수레’에 놓아주세요”

(전략) 덕질은 외국어와 순우리말이 합쳐진 신조어로,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オタク, 오타쿠→오덕후→오덕(덕후)→덕)에서 바뀐 ‘덕’과 행위를 뜻하는 ‘질’이 합쳐진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덕질을 ‘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로 설명했는데 덕질 대신 ‘애호, 애호하다, 애호가’ 등의 표현을 문맥에 맞게 쓰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언타이틀을 꿈꾸며’에서 언타이틀(Untitle)은 ‘제목없음’ ‘무제’를 뜻하는 외국어로, 한글문화연대 ‘쉬운 우리말 사전’에선 타이틀을 ‘제목’ ‘표제’ ‘직함’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고 밝혔다. (후략) 출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