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0907

교황의 아우라

교황의 아우라정체는 알 수 없지만내면의 감각은 분명히 무언가를 느꼈다.빛이나 소리의 느낌이었다. 섬세하지만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눈부신 빛의 형태였다.그 빛이 교황의 흰머리 아래에 보이는 깨끗한갈색 피부와 몸을 감싼 거칠고 얼룩진 천을밝힌 것 같았다. 길게 울려 퍼지는현악기 혹은 바람의 선율도들렸다.- 로버트 휴 벤슨의《세상의 주인》중에서 -* 사람마다그가 내는 빛이 있습니다.밝은 빛 어두운 빛, 맑은 빛 탁한 빛.어떤 사람은 눈부신 아우라를 내뿜습니다.빛의 샤워처럼 하늘에서 쏟아지는 영적 에너지가보는 사람을 압도합니다. 교황처럼 오랜 기도와 수행,선한 생각과 목표, 그것을 뒷받침하는 삶이빛으로 나타나 온몸을 휘감습니다.바람으로 다가옵니다.(2020년 7월23일자 앙코르메일)

(얼레빗 제4973호)카츠라-태프트 밀약, 조선을 일본 식민지로

지금으로부터 119년 전인 1905년 7월 29일 미국과 일본은 저 악명높은 “카츠라-태프트 비밀협정”을 맺습니다. 일본의 내각총리대신 가츠라 다로와 미국의 전쟁부 장관 윌리엄 태프트 사이에 오간 식민지 경영 밀약입니다. 미국은 일본에게 러시아를 견제해달라고 하면서 대신 조선 침략을 인정하고 일본은 미국의 대중국 전략의 다리인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배를 인정하면서 아시아 패권구도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 결과, 조선은 미국의 도움에 따라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 , 그림 이무성 작가 이 가쓰라-태프트 밀약 이후 미국과 일본은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걸쳐 모두 네 차례의 협정을 맺어 일본의 한국 지배를 몇 번씩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이렇게 밀약을 맺은 태프트(William Howa..

귀인(貴人)

귀인(貴人)"진짜 부자들의 공통점은좋은 인연을 알아보고 그것을소중히 가꿔간다는 데 있죠. 그들이 인연을 통해Having의 과실을 거두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여기서 '귀인'(貴人)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도록 도와주는귀한 사람’이란 뜻이다.- 이서윤, 홍주연의《더 해빙》중에서 -* 살면서귀인을 만나는 것은 행운입니다.그런데, 그 귀인이 "나 귀인이오"라고 쓰고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묘한 악연으로도 다가옵니다.때로는 슬쩍 스쳐 가는 사람 가운데 귀인이 있습니다.이미 수많은 귀인을 몰라보거나 흘려보냈을지도모릅니다. 마치 누군가가 보내준 것처럼선물처럼 섭리처럼 만나기도 합니다.이미 당신 옆에서 소중한 귀인이웃고 있을지도 모릅니다.(2020년 7월28일자 앙코르메일)

(얼레빗 제4972호) 언문을 ‘한글’이라고 부르게 한 주시경 선생

“말은 사람과 사람의 뜻을 통하는 것이라. 한 말을 쓰는 사람끼리는 그 뜻을 통하여 살기를 서로 도와주므로 그 사람들이 절로 한 덩이가 지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큰 덩이를 이루나니, 사람의 제일 큰 덩이는 나라라. 그러하므로 말은 나라를 이루는 것인데,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 이러하므로 나라마다 그 말을 힘쓰지 아니할 수 없는 바니라.” 이 말은 말이 겨레의 정체성이요, 독립 번영의 연장이라는 뜻으로 110년 전인 1914년 오늘(7월 27일) 세상을 뜨신 한힌샘 주시경 선생(1876~1914)이 하신 말씀입니다. 평생 배달말(우리말)을 올곧게 사랑하고 실천하고 가르치신 주시경 선생은 우리 말글을 갈고 닦아 가르치는 일이야말로 암울한 시대에 국권을 회복하고 겨레의 ..

한국-그레나다 수교 50주년 기념우표

2024년은 한국과 그레나다가 1974년 8월 1일에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뜻 깊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과 그레나다의 역사적인 건축물을 우표에 담았습니다. 앞으로 두 나라가 더욱 친밀하게 협력하는 관계가 되기를 기대합니다.한국의 집옥재는 경복궁 내에 있는 전각으로, '옥처럼 귀한 보배를 모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집옥재’ 현판이 세로로 걸려있는 본채를 중심으로 왼쪽엔 2층으로 된 누각인 팔각정 형태의 팔우정이 있고, 오른쪽엔 팔작지붕의 단층 건물인 협길당이 있으며, 이 세 채의 건물은 복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본채는 주로 고종의 서재로 사용되었으며, 어진을 모시거나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장소로도 활용되었습니다. 고종은 개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외교에 대한 정보 습..

김수업의 우리말은 서럽다 42,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엎어지다’와 ‘자빠지다’

언젠가 어느 교수가 내 연구실로 들어서며, “재수 없는 놈은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으며 받은 아픔을 털어놓겠다는 신호다. 혼자 속으로 ‘엎어지면 제아무리 재수 있는 놈이라도 코가 깨지기 십상이지.’ 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이야기를 들어 주느라 애를 먹었다. 이분은 “재수 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하는 속담에서 ‘자빠져도’를 ‘엎어져도’로 잘못 알고 쓴 것이다. 어찌 이분뿐이겠는가! 살펴 헤아리지는 않았지만, 요즘 젊은 사람의 열에 예닐곱은 ‘엎어지다’와 ‘자빠지다’를 제대로 가려 쓰지 못하는 듯하다. 제대로 가려 쓰자고 국어사전을 뒤져 보아도 뜻 가림을 올바로 해 놓은 사전이 없다. 우리말을 이처럼 돌보지도 가꾸지도 않은 채로 뒤죽박죽 쓰면..

아이들의 감정 변화

아이들의 감정 변화가끔은나이가 어린 학생들도강렬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고고통스러운 기분에 휩싸이곤 합니다.그럴 때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조절하는 방법을알지 못한다면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거예요.이때 교사들이 숨을 들이쉬고 내쉼으로써마음다함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학생들의 고통을 덜어준다면더없이 아름다운 일이겠지요.- 틱낫한, 캐서린 위어의《행복한 교사가 세상을 바꾼다》중에서 -* 아이들의 감정은참으로 변화무쌍합니다.종잡을 수 없습니다. 순하고 여린 듯하면서도격하고 분화구처럼 치솟습니다. 한 살이라도 일찍자신의 감정 변화를 스스로 다스리는 방법을 잘배워야 불필요한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어렵지 않습니다. 깊은 호흡 하나만잘 배워도 감정 변화를 다스리는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2020년 8월10일자 앙코르..

(얼레빗 제4971호) 쌀에 모래를 섞어 판 미곡상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으니 관계된 것이 매우 중합니다. 쌀의 품질이 세 가지가 있는데 각기 쓰이는 바는 달라도 모두 먹을 수는 있습니다. 근래에는 인심이 교묘하게 속이기를 잘해서 오직 더 남겨 이익 취할 것만 도모하여 모든 쌀에 모래를 섞는데, 시전(市廛)이나 마을에서 거리낌 없이 통용합니다. 비록 날마다 금하여 다스리지만 조금도 두려워하여 중지하지 않으므로 만약 엄하게 금지 조항을 세우지 않는다면, 징계하여 단절시킬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는 《명종실록》 26권, 명종 15년(1560) 7월 19일 치 기록으로 명종이 쌀에 모래를 섞어 파는 미곡상을 엄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는 사헌부의 청에 그렇게 하라고 전교한 내용입니다. 현대에는 일반미를 인기가 좋은 경기미로 포장을 바꾸는 일이나, 중국산..

도토리 떡잎

도토리 떡잎도토리에서떡잎들이 나왔네나는 떡갈나무가 될 거야나는 신갈나무가 될 거야나는 상수리나무가 될 거야아름드리나무가 되어서다람쥐들에게 도토리를 두루 나눠 줄 거야그래그래 우리 나중에다람쥐들한테 도토리 많이 나눠주자- 최승호의 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 에 실린시 〈도토리〉 중에서 -* 저희 옹달샘에도도토리나무가 많습니다.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이파리 모양에따라 이름이 다르지만 모두 도토리나무로 통합니다.도토리 떡잎에 다람쥐의 생존이 달려 있습니다.떡잎이 튼실할수록 큰 나무로 자라 더 많은도토리가 열리고, 더 많은 다람쥐들이그 혜택을 누릴 것입니다. 그것이자연의 순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