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H)는 연극을 보러 갔다가 알게 된 조각가 장운형의 조각 작품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연극 뒤풀이 자리에서 우연히 조각가와 합석하게 되고, 인체를 떠서 만든 그의 작품에 의문을 품게 된다. 그후 그가 사라지면서 남긴 노트를 읽게 된다. 이 노트의 내용이 소설의 전체 내용이다.
장운형은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이중적인 웃음이 서린 얼굴, 빗나간 인생을 사는 삼촌의 마디 잘린 손가락 등을 예민하게 감지하며,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모습의 차이에 대해서 성찰하게 된다. 이러한 그의 섬세한 감수성은 자연스럽게 그를 조각가의 길로 이끈다.
조각가가 된 장운형은 L이라는 비만의 여대생에게서 아름다움을 느껴 그녀를 석고로 뜬다.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하고 뚱뚱하다고 놀림받던 L은 조각가의 관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L은 의붓아버지에게 강간당한 기억을 갖고 있다. L과의 관계는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살을 빼려는 집착에 사로잡힌 L은 비정상적으로 변해간다.
장운형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E를 알게 되고, 그녀도 석고로 뜬다. 그녀는 어린시절 육손이로 놀림받았던 가슴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수술을 해서 정상이지만, 그 기억은 그녀를 지배하고 있어 그녀의 성격은 타인이 다가서기 힘들 만큼 차갑다. 장운형은 E의 차가운 외모 뒤에 숨겨진 참모습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이끌린다. 장운형은 E와 가깝게 지내다가, 어느 날 서로의 몸을 석고로 뜨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2년 후 나는 장운형의 유고전에 초대받는다. 사라진 장운형의 행방을 찾지 못한 유가족들이 유고전을 마련한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실종되었다는 장운형과 E일 것 같은 한 쌍의 남녀를 보고 쫓아가나 그들은 행인들 속에 사라져버린다. - YES24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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