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을 쓴 야마사키 도요코의 작품으로, 오키나와 반환을 둘러싼 외교 기밀문서의 누출에 관여한 신문기자와 취재원이었던 외무성 여직원이 체포·기소된 후 유죄 판결을 받은 ‘니시야마 사건’을 모델로 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국가권력과 맞선 후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진 한 신문기자의 이야기다.
수많은 특종을 터트리며 장래가 촉망되는 마이아사 신문의 정치부 기자인 유미나리 료타는 오키나와 반환 교섭에 대해 취재하던 중 모종의 밀약이 이루어진 사실을 알게 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사실을 폭로할 것인지, 국익을 위해 못 본 척할 것인지 사이에서 고뇌하던 유미나리는 결국 밀약의 존재를 폭로함으로써 국가권력과 맞서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을 기만한 밀약의 존재를 숨기고, 야당의 공격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정권유지를 위해 남여간의 스캔들로 문제의 본질을 바꾸려고 한다.
1심에서 무죄판결을 이끌어냈으나, 계속되는 정부의 공세와 이에 동조하는 듯한 분위기의 법원 협조로 2심과 3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계속되는 재판과 실망스런 재판결과에 녹초가 된 유미나리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자 했으나 우연한 계기로 삶의 끝에서 오키나와에 정착하게 된다. 몸을 추스린 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사이, 일찍이 오키나와 반환 취재에 매진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오키나와의 현실과 직면하게 되고, 상황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시 펜을 든다. 한 대학교수의 노력으로 사건 이후 30여 년 만에 밀약을 입증하는 공문서가 발견되고 유미나리의 무죄가 입증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져 지역민의 1/4이 사망했고, 지금까지도 미군 기지로 인한 소음과 미군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는 오키나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큰소리치지 못하고 모든 면에 있어 미국에 끌려가고 있는 듯한 상황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국과 미군에 대해 대응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아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으며, 또한 진실을 숨기기 위해 모든 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정부와 그에 대응하기에는 너무나도 미약한 한 개인을 보는 것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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