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관(衣冠)을 차린다’는 말은 옷을 차려 입는다는 뜻인데, 의관은 옷과 갓을 가리킨다. 갓두루마기도 의관과 비슷한 말로 외출하기 위해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는 일을 가리킨다. 옷차림에는 갓을 쓰는 일이 반드시 포함됐던 것이다. 갓은 옛날 어른이 된 남자가 쓰던 모자로 주로 말총으로 만들었다. 말총은 말의 갈기나 꼬리의 털이다. 갓은 여섯 개의 부분으로 나뉘는데, 머리가 들어가는 갓모자, 도넛 모양으로 갓의 바닥을 이루는 갓양태, 갓양태의 테두리인 갓도래, 갓도래에 두른 테인 갓철대, 얇은 모시베로 갓의 겉을 감싼 갓싸개, 그리고 갓끈이 그것이다. 갓도래와 갓철대는 ‘테두리’와 ‘테두리에 두른 테’라고 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는 갓을 가져다 놓고 들여다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갓끈은 대나 구슬로 만들었는데, 연밥을 꿰어 만든 방죽갓끈처럼 특이한 것도 있었다.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 쓰는 유지(油紙)로 만든 모자는 갈모라고 하고, 갓이 없이 갈모를 쓸 때 갓 대신 쓰는 물건을 갈모테라고 한다. 이 역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갈모 형제’는 아우가 잘나고 형이 아우만 못한 형제를 이르는 말이다.
풀갓은 나이 어려서 관례(冠禮)를 한 남자가 쓰던, 풀로 결어 만든 갓인데 초립(草笠)이라고 하면 더 잘 알 것이다. 초립을 쓴 어린 사내를 초립동이라고 하는 것이다. 패랭이는 댓개비를 엮어 만든 갓으로 주로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썼다. 갓벙거지는 융복(옛날 군복)을 입을 때 쓰는, 갓모자 위가 벙거지처럼 둥글게 된 갓이다.
삿갓을 쓰던 사람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방랑 시인 김삿갓일 것이다. 갈대로 만든 삿갓은 갈삿갓이나 갈멍덕이라고 한다. 늘삿갓은 부들로 만든 삿갓이다. 상제가 밖에 나갈 때 쓰던 삿갓은 방갓이라고 한다. 미사리는 조정 경기장이 아니라 삿갓이나 방갓의 밑에 대어 머리에 쓰게 만든 둥근 테두리를 가리킨다.
삿갓 (명) 비나 햇볕을 막기 위하여 대오리나 갈대로 거칠게 엮어서 만든 갓.
쓰임의 예 – 일양이는 두루마기도 벗어부치고 갓 대신 커다란 농군들의 삿갓을 뒤집어 쓰고는 산으로 들로 마음대로 쏘다니는 것이다. (이무영의 소설 『농민』에서)
이 말만은 꼭 갈무리하자
갈모 –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 쓰는 유지(油紙)로 만든 모자.